미얀마 의료진이 군부 쿠데타에 대한 저항 운동으로 병원 문을 닫겠다고 밝혔다. 쿠데타 불복종 운동의 선두에 의료진이 나서게 됨에 따라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접종에 비상이 걸렸다.
의료전문가 등 민주화 운동가들이 군부에 반발해 시작한 ‘시민 불복종 운동’은 3일 SNS를 통해 미얀마 전역에서 병원과 의료 관련 부서 70여곳의 업무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코로나19를 통제하기 위해 정부가 고군분투해 온 미얀마에서 군부의 쿠데타로 인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얀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4만명 가량이다. 미얀마는 오는 11일 인도로부터 200만회분, 이달 말까지 코벡스 퍼실리티로부터 420만 회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한 상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레이나 매킨타이어 차단방역학 교수는 “의사들이 휴업을 할 경우 의료체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면서 “감염 가능성이 있는 시민들이 검사받고 격리되지 않게 되면 바이러스는 더 빨리 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얀마에선 시민들의 불복종 운동이 시작되고 있다. 우선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는 미얀마 사람들이 “쿠데타는 국민의 뜻이 아니다”라며 “비상사태 1년 선포를 풀려면 미얀마 국민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전 세계 사람들이 미얀마를 구해달라. 살려달라”는 등의 게시물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게시물에는 ‘세이브 미얀마(#SaveMyanmar)’, ‘미얀마 쿠데타(#Myanmarcoup)’, ‘군부를 거절한다(#Reject_the_Military)’, ‘미얀마는 민주주의를 원한다(#Myanmar_wants_Democracy)’, ‘미얀마를 위한 정의(#JusticeForMyanmar)’ 등 다양한 해시태그가 달렸다.
전날 밤부터 시민들은 불복종을 표현하기 위해 경적을 울리거나, 냄비와 깡통을 시끄럽게 두드리기도 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태국 반정부 세력 사이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통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사용하기도 했다. 세 손가락 경례는 2012년 영화 ‘헝거 게임: 판엠의 불꽃’에 등장한 것을 빌려온 것으로 네티즌들은 세 손가락이 선거, 민주주의, 자유를 뜻한다고 풀이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