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수’ 사라진 전통시장, “없어 없어 손님이 없어”

입력 2021-02-03 16:54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흘 만에 다시 400명대로 늘어나 설 명절 거리두기 완화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3일 서울 남대문시장 한복 매장이 설을 앞둔 대목이지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민족 대명절인 설을 여드레 정도 앞두고 있지만 전통시장에서 풍성한 명절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예년 이맘때 설 대목장을 보는 시민들로 붐비던 전통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설상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설 연휴까지 연장되며 가족이라도 같은 지역이 아닐 시 5인 이상의 집합이 금지됐다.

손님이 없어 한산한 남대문시장 한복 가게.

이같은 상황에 명절 대목을 기대했던 상인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야할 한복 가게는 정부의 명절 거리두기 완화만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나흘 만에 다시 400명대로 늘어나 설 명절 거리두기 완화가 불투명해진 것. 35년 간 한복 장사를 한 상인은 힘드시죠라는 질문에 "(좁은 통로를 가리키며)보다시피 광장이잖어, 광장"이라며 "내가 장사한 이래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며 한탄했다.

포장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이 2일 서울 남대문시장 자신의 가게에서 한산한 가게를 홀로 지키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남대문시장 다른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30년 간 포장 가게를 운영한 김모 씨는 1년이 넘게 이어진 코로나에 매출이 40프로 이상이 떨어졌다. 포장 가게는 학교 수업이나 회사의 단체 운동회나 기업체 모임 등에서 준비하는 선물 포장이 주 수입원이었는데 이제는 모임 자체가 금지되니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대책조차 세울 수가 없다. 이 같은 사정에 정년을 앞둔 직원에게 사정을 구하고 퇴임을 앞당겼다. 금융권에 넣어둔 자산들을 빼고 보험 등을 정리하며 겨우 1년을 버텼다는 그는 "올해 연말까지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나도 결단(정리)을 내려야지"라고 말했다.


35년간 의류매장을 운영한 이모씨는 더이상 버티기가 버겁다. 하루에 매출이 1-2만원 수준으로 떨어진 까닭이다. "한 달 팔아서 세(월세)가 아니라 관리비 내면 없어. 이제 직원도 없어"라고 말했다.

2일 서울 남대문시장 노점상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코로나 장기화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취약계층 등 정부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곳에 1조4852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남대문시장을 돌며 마주친 문을 닫거나 점포를 정리하는 현수막을 사진으로(아래) 정리했다.








윤성호 기자 cyberco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