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품자는 박영선에… 우상호 “그 말 거두라” 신경전 가열

입력 2021-02-03 16:52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당내 경쟁자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공개 비판했다. 박 전 장관이 전날 라디오에서 “금태섭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와 대화를 하고 싶다”고 한 것에 대해 “이 발언을 거둬야 한다”며 날선 반응을 보인 것이다.

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금 후보는 최근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3자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3자 단일화에 참여한다는 것은 이른바 반(反)문재인 연대에 참여해 대통령을 흔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후보를 끌어안는 것이 민주당의 ‘품 넓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우 의원은 이어 “한때 같은 당 식구여서 끌어안아야 한다면 안 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언주 국민의힘 후보도 마찬가지 아닌가”라며 “우리가 끌어안고 연대해야 할 대상은 열린민주당, 정의당, 시대전환과 같은 범진보진영”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과 우 의원은 그동안 선의의 경쟁을 강조하며 ‘우·박 남매 모드’를 앞세우는 분위기였다. 야권 후보에 대한 비판에 집중하며 집안 싸움은 자제하는 기조를 보여왔다. 그러나 경선 레이스가 달아오르면서 ‘친문 당심’ 공략을 위한 신경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우 의원은 최근 박 전 장관의 ‘강남 재건축’ 공약에 대해 “왜 굳이 수십억대의 강남 재개발을 하려 하느냐”고 비판했었다.

금 후보가 이날 안 대표와 ‘제3지대 단일화’ 경선에 전격 합의하면서 박 전 장관의 제안도 애매해진 상황이다. 금 후보는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만남에는 응할 수 있지만 민주당에 돌아가긴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우 의원은 이날 서울 대학로에서 문화예술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기존 재난지원금과 다른 성격의 문화예술계 지원금을 별도로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우 의원은 “여러 차례 지급된 재난지원금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계가 받은 타격이 심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같은 날 박 전 장관은 서울시청노동조합과 간담회에 이어 한국노총 지도부와 면담을 가지며 노동계 지지를 호소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