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이용찬에 최후 통첩한 두산…차우찬 선례로 계약성사될까

입력 2021-02-03 16:50
두산 베어스 좌완 투수 유희관.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가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마지막으로 남은 프랜차이즈 투수 유희관(35)·이용찬(32)에게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고 이번주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만남만을 남겨두고 있다. 스프링캠프가 이미 시작한 상황에서 차우찬(34·LG 트윈스)의 옵션을 키운 재계약 방식이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두산 관계자는 3일 국민일보 통화에서 “구단이 이미 두 선수에게 최종 협상안을 전달했다”며 “선수가 결정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주에 두 선수 다 구단과 미팅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차우찬의 재계약이 확정되자 FA시장에 유희관과 이용찬 단 두 명만이 남게 됐다. 차우찬이 지난 FA에서 4년간 총액 95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던 영광을 뒤로하고 2년 보장된 연봉 3억원에 인센티브 연간 7억원을 선택했다. LG에서의 4년간 차우찬은 40승 30패,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어깨 통증으로 5승 5패 평균자책점 5.34로 고전했다.

LG 트윈스와 재계약한 좌완 투수 차우찬. LG 트윈스 제공

차우찬의 계약은 FA에 남겨진 두 선수의 입장에선 본인들의 상황과는 다르다고 느낄 법하다. 차우찬은 지난 2006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에서 데뷔했지만, 유희관과 이용찬은 두산에서만 뛰어온 프랜차이즈 선수들이다. 다른 관계자는 “두 선수는 본인들의 가치 평가 기준에서 두산 프랜차이즈를 계속 이어왔던 부분에 대한 평가를 받기를 바란다”면서도 “그런 부분은 매년 연봉에서 보상을 해왔기 때문에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프랜차이즈 투수이자 첫 FA에 뛰어든 두 선수는 다년 계약을 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역대 최고로 많았던 두산 FA 선수 중 마지막으로 밀린 두 선수에게 장기 계약까지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구단은 미래 가치를 보고 FA를 할 수밖에 없다”며 “두 선수는 ‘1+a 계약’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시즌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희관과 이용찬은 두산의 주축 투수였다. 유희관은 구단 역대 좌완 최다승인 97승과 함께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10승 대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우완 이용찬은 지난 2017년 5승 5패 22세이브, 2018년 15승 3패 평균 자책점 3.63을 해내며 선발·불펜에서 모두 강점을 보였다.

두산 베어스 우완 투수 이용찬. 연합뉴스

팔꿈치 수술을 하고 재활에 전념하고 있는 이용찬에게는 1년이라는 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선수 측에서는 5월까지는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고 보지만 구단은 빨라야 7월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용찬 측에서 “옵션도 얼마든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이유다. 유희관도 첫 FA이지만 나이가 30대 중반이어서 두 번째 FA 계약을 한 차우찬보다도 한 살 많은 상황이라 유리한 조건의 계약을 기대하긴 힘들다.

30세에 LG에 이적해 34세의 나이로 재계약에 성공한 우완 차우찬이 좋은 케이스를 남겨두었다. 계약 기간은 2년을 보장하되 보장 연봉을 낮추고 성과급을 연봉보다 크게 늘리는 방식이 해결책으로 제시될 수 있는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차우찬이 좋은 예를 보여줬다”며 “유희관·이용찬의 결정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