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열차 출발했다…안철수·금태섭 첫 경선테이프

입력 2021-02-03 16:47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제3지대 경선을 수용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레이스가 ‘안철수 대 금태섭’ 1차 예선전에서 승자를 가린 뒤 3월 초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2차 예선전을 치르는 2단계 경선 수순으로 전개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일 “모든 범야권 후보들이 함께 모여 1차 단일화를 이룰 것을 제안한다”면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제3지대 경선 제안을 받아들였다. 안 대표와 국민의힘의 통합 경선이 불발된 뒤 국민의힘과 당 밖 주자들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투 트랙 경선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안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금 전 의원의 제3지대 단일화 경선 제안을 수용하면서 단일화 결과 승복, 국민의힘 후보와 최종 단일화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안 대표는 “1차 단일화 경선에서 후보가 된 사람은 국민의힘 후보와 2차 단일화 경선을 통해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룬다”며 “단일화에 참여한 예비후보들은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단일화된 후보의 지지를 공개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로선 이 경선 일정이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니었다. 안 대표는 현재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 예비후보들과의 통합 경선을 통해 야권 단일 후보 타이틀을 거머쥐는 게 가장 유리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자당 후보 띄우기와 노골적인 무시 전략이 나온 후 안 대표의 선택지는 달라졌다. 안 대표는 “저희(안 대표와 금 전 의원)가 범야권 후보 단일화 예비경선 A조라면, 국민의힘은 예비경선 B조가 될 것”이라며 “야권 후보 적합도나 경쟁력 면에서 가장 앞서가는 제가 포함된 리그가 A리그”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해서 안 대표가 손해만 보는 게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후보가 뽑히는 3월 4일까지 컨벤션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금 전 의원과의 경선을 진행하면서 나름의 흥행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4일 국회에서 만나 단일화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안 대표 주도의 단일화 논의에 균열을 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금 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환영한다”면서 “안 대표의 조건을 다 흔쾌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끌면 유불리를 놓고 샅바싸움을 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느니 설 전에 토론회를 갖고 신속하게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역시 당 소속 후보를 확정하는 3월 4일까지 시간을 벌었다. 이때까지 지지층을 결집시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띄울 여건은 갖춰진 셈이다. 김 위원장은 2단계 경선과 관련해 “야권 후보 단일화로 가는 과정”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경택 이상헌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