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들을 위해 500억원이 넘는 성금을 모은 영국의 100세 참전용사 톰 무어 경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입원한 지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났다.
2일(현지시간) 오전 톰 무어(100)경의 가족은 잉글랜드 중부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그가 별세했다고 밝혔다.
톰 무어 경은 평소 폐렴을 앓고 있었고, 열흘 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지난달 31일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폐렴 증세로 인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고 BBC는 전했다.
무어 경의 가족이 트위터에 그의 사망 소식을 알리자 13만명 이상이 사진을 리트윗했으며 85만여명이 ‘마음에 들어요’를 누르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맷 행콕 영국 보건부 장관도 트위터에 “그는 우리나라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훌륭한 영웅이었다”며 무어 경의 죽음을 추모하는 글을 게시했다.
톰 무어 경은 코로나19로 1차 봉쇄를 했던 지난해 4월 영국의 국민건강서비스(NHS) 의료진을 위해 수백억 원의 모금액을 모아 화제가 됐다.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인 그는 불편한 몸을 보조기에 의지한 채 왕복 25m 거리의 자택 뒷마당 100바퀴를 도는 모금 운동을 펼쳤다. 그의 행동에 영국 전역에서 열렬한 반응이 쏟아졌고 150만명으로부터 약 3900만 파운드(약 575억원)에 달하는 성금이 모였다.
무어 경은 마지막 바퀴를 완주하기 전 “지금 힘들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햇살은 다시 당신을 비추고, 구름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을 응원했다. 또 한 인터뷰를 통해 “내일은 좋은 날이 될 것이라는 점을 항상 기억하라”는 말을 남겼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무어 경의 공로를 높이 사 지난해 7월 무어 경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했으며, 그의 이야기는 올해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이난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