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압박 홍남기…“재정 우려, 굉장히 절제해 말한 것”

입력 2021-02-03 11:22 수정 2021-02-03 11:25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연합

홍남기 부총리가 4차 재난지원금 관련 재정 당국의 우려를 전한 데 대해 “혹시 정부와 의견이 조금 다른 사안에 대해 국민께 확정된 것으로 전달이 될까 (걱정했다)”며 “당국의 입장을 굉장히 절제된 표현으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4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선별 지원 동시 집행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전 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제가 SNS에서 드린 말씀은 많이 숙고하고 절제되게, 정중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재정의 주인은 결국 국민이다. 국민 삶을 지탱하는 데 필요하다면 재정을 쓰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홍 부총리의 반대 의견을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날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홍 부총리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염태영 최고위원은 공개 석상에서 “홍 부총리가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논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해 감정이 묻어날 정도로 여당 대표의 의견을 반박한 건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이후 기자들과 만나 “홍 부총리가 공개 반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잘못된 행태다. 그래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제기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5선 중진인 설훈 의원도 페이스북에 “서민의 피눈물을 외면하는 곳간 지기는 곳간 지기로서 자격이 없다”며 “그런 인식이라면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홍 부총리의 사퇴를 주장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