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개인투자자들의 ‘반란’을 상징하는 게임스톱 주가가 2일(현지시간) 60% 폭락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게임스톱 주가는 전장 마감가(225달러) 대비 60% 폭락한 주당 90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날 30.8% 급락한 데 이어 연이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주 400% 이상, 1월 전체로는 1600% 이상 폭등한 게임스톱 주가는 2월 들어 이틀 만에 70% 이상 밀려났다.
특히 무료 증권앱 로빈후드가 이날 게임스톱 주식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한도를 100주로 올려 거래 제한을 상당히 완화했음에도 매수세는 회복되지 않았다.
게임스톱은 미 비디오 소매 업체다. 지난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를 중심으로 뭉친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의 주가 낮추기에 반발해 집중 매수에 나서며 주가가 3배 이상 치솟았다.
예상하지 못한 대규모 집중 매수에 헤지펀드 등을 비롯한 공매도 세력은 힘을 쓰지 못했고, 이번 주가 폭등은 개인투자자들의 승리로 받아들여졌다.
레딧을 통해 집단행동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은 게임스톱뿐만 아니라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 블랙베리 등 다른 주식 종목들과 심지어 은 시장으로 전선을 확대했다.
그러나 이날 증시에서는 게임스톱뿐만 아니라 AMC와 블랙베리도 각각 41.2%, 21.1% 급락해 지난주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3월물 은 선물도 전날 9% 급등해 8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지만 하루 만에 10.3% 급락했다.
그러나 대대적인 폭등 이후 2월 첫 장이었던 지난 1일 게임스톱 주가는 전장 종가였던 325달러에서 225달러로 급락했고, 이날은 아예 갭하락한 130달러선에서 장을 시작해 하락 폭을 줄이지 못했다.
뉴욕증시는 몇몇 종목에 대한 과열 현상이 식으면서 상승세를 되찾는 모양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475.57포인트(1.57%) 상승해 3만687.48로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52.45포인트(1.39%) 상승한 3826.31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도 209.38포인트(1.56%) 상승, 1만3612.78에 장을 마쳤다.
몇몇 종목에 치중된 개인투자자들의 투기 열풍이 사그라지면서 관망하던 다른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시장 전반의 건전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CNBC방송은 분석했다.
그러나 게임스톱 사태를 통해 존재감을 각인시킨 투자자들이 언제든 다른 계기로도 집단적인 힘을 보여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라이프인베스트먼트의 이코노미스트 로런 굿윈은 “개인투자자들은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됐다”며 “이들의 영향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라앉기도 하고 다시 강해지기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