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단 권고 아스트라제네카, 만65세 이상 접종 괜찮나

입력 2021-02-03 08:08 수정 2021-02-03 09:58
뉴시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이 국내 첫 전문가 자문에서 조건부 허가 권고를 받았다. 그러나 임상자료가 부족한 고령층 접종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국제사회의 기준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독일과 이탈리아, 스웨덴에 이어 프랑스는 해당 백신에 대해 65세 미만에만 접종을 권고했다. 유럽의약품청(EMA)도 모든 연령대의 접종을 권고했지만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임상시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지난 1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전문가 자문단 삼중 자문 첫 자문 결과를 지난 2일 받았다. 자문단 다수는 논란이 됐던 고령자 접종 여부에 대해 고령자 제한 없이 투여를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자문단은 ▲임상시험 계획이 만 18세 이상 대상자에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하도록 설계된 점 ▲만 65세 이상을 포함한 전체 대상자에서 예방효과가 확인된 점 ▲백신 투여 후 면역반응이 성인과 유사한 점 ▲안전성 프로파일이 양호한 점 등을 이 같은 결정 이유라고 밝혔다. 65세 이상을 포함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예방효과가 있었고 안전성도 양호하다는 의미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 시험은 만 18세 이상 성인 8895명(백신군 4440명, 대조군 4455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이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7.4%인 660명이다. 다른 백신들의 고령자 임상 참여 비율은 화이자와 모더나 등은 약 40%, 얀센이나 노바백스 등은 약 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영국 등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접종을 먼저 시작했던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첫 접종 백신인 만큼 비중이 크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달 중 공급 예정인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약 75만명분, 화이자 약 6만명분이다.

이 중 화이자 백신은 mRNA백신으로 보관·운송이 까다롭기 때문에 요양병원 등 시설 거주 고령층에 백신을 가져가서 접종할 수 있는 종류는 아스트라제네카뿐이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자 안전성이 중요하다.

앞서 유럽의약품청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사용을 승인하면서 모든 연령대의 접종을 권고했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나라는 독일과 이탈리아, 스웨덴, 프랑스 등이다. 다만 이탈리아는 18세 이상~54세 성인에게 우선 사용할 것을 권고하면서 “55세 이상도 건강에 위험 요인이 없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 게 유용하다”는 추가 의견을 냈다.

이와 함께 효과성과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 중 두 차례 모두 정량 투약할 때 62%의 예방효과를 나타냈지만 1차에 백신 1회분의 절반 용량만, 2차에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하면 효과가 90%로 높아졌다고 발표했었다.

때문에 검증 자문단은 표준 용량 2회 투여 의견을 제시했는데 이 경우 62%의 예방효과만 기대할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에서도 90%의 효과가 나타난 시험은 ‘실수’였다고 밝혔고, 국내 자문단에서 검증한 자료에도 예방효과가 62%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발생할 수 있다.

자문단은 또 안전성은 허용할 만한 수준으로 판단되나 횡단성 척수염을 포함한 신경계 관련 이상반응 발생에 대해서는 허가 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횡단성 척수염은 감염 등에 의해 발생하는 척수의 염증 증상인데, 척추 손상에 의한 감각 장애나 운동 장애, 자율신경 장애가 주로 나타난다. 환자의 약 3분의 1은 회복되지 못하는 심한 장애가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