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마릴린 맨슨(본명 브라이언 위너·52)이 전 연인인 미국 배우 에반 레이첼 우드(34)에게 수년간 성적 학대를 가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드는 1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제 학대자의 이름은 브라이언 워너이며, 세계적으로는 마릴린 맨슨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10대였을 때 나를 그루밍(피해자를 심리적으로 길들이는 성범죄 수법)하기 시작했고 몇 년간 끔찍하게 학대했다”며 “나는 세뇌당했고 복종하도록 조종됐다”고 했다.
우드는 “맨슨이 더 많은 사람의 삶을 망치기 전에 위험한 사람이라는 것을 폭로하려 한다”며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많은 희생자와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7년생인 우드는 19살이었던 2007년 맨슨과 연인 관계로 발전해 2010년 약혼했으나 2011년 결별했다. 이후 우드는 미국 의회 청문회와 언론 인터뷰 등에서 “10대 후반에 만난 어떤 사람에게 고문을 당했다”며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으나 가해자를 명확히 지목하진 않았다.
맨슨은 2009년 인터뷰에서 우드와 결별한 지 하루 만에 158번 전화를 걸고 “매일 그녀의 두개골을 작은 망치로 박살 내는 것에 대한 환상이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10년간 여성 3명으로부터 학대 혐의로 고발되기도 했다.
우드가 학대 사실을 밝히자 맨슨의 음반사인 로마 비스타 레코딩은 즉시 맨슨의 앨범 홍보를 중단하고 맨슨과의 계약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맨슨은 SNS를 통해 “나의 예술과 삶은 오랫동안 논쟁이 돼 왔지만 최근 나를 향한 여러 주장은 현실을 끔찍하게 왜곡했다”며 “항상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와 합의한 경우에만 친밀한 관계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이 과거를 어떻게, 왜 잘못 언급하든지 내가 말한 게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1994년 아역으로 데뷔한 우드는 HBO 드라마 ‘웨스트월드’의 주인공을 맡아 인기를 얻었고 최근 ‘겨울왕국2’에서 이두나 여왕의 목소리를 맡기도 했다. 맨슨은 자신의 이름과 같은 록밴드인 마릴린 맨슨의 리더이자 보컬로 검은 의상과 짙은 화장, 자극적인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