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홍보영상에 ‘노무현 비하’ 일베 사진…“고의 아냐”

입력 2021-02-02 18:00
일베에서 제작한 부산행 포스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여주교육지원청이 전입 교원 홍보 영상에 극우 사이트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제작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사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주교육지원청 측은 담당자가 일베 자료인 줄 모르고 영상에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1일 오후 여주교육지원청 유튜브 채널에는 ‘전입 교원 홍보 영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2분 50초 분량의 영상에는 3월부터 여주교육지원청에서 근무하게 될 전입 교사들을 환영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여주교육지원청 교육장과 장학사, 일선교사 등 3명이 기획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된 장면은 영상 도입부에 등장했다. 영화 ‘부산행’을 패러디한 포스터가 나왔는데, 주인공들 뒤로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합성된 것이다. 출연 배우 중 한명인 마동석의 손가락은 일베 회원임을 인증할 때 사용하는 손가락 모양으로 바뀌어 있었다.

출연배우 명단에도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을 의미하는 문구인 ‘out of competition’은 ‘ition’을 ‘ilbe’(일베)로 바꿔 ‘out of competilbe’로 돼 있었다.

2일 JTBC에 따르면 일베 포스터는 2016년 7월 제작된 것으로, 여주교육지원청은 홍보 영상을 만들면서 이 포스터의 ‘부산행’만 ‘여주행’으로 바꿔 사용했다. 여주교육지원청은 영상을 만든 교사가 구글에서 자료를 검색하던 중 일베 자료인 줄 모르고 사진을 다운받았으며, 고의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JTBC에 해명했다. 또 일베 사진이 포함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오전 6시쯤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