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의 외부 FA 최주환 “제 가치 스스로 증명할 것”

입력 2021-02-02 16:51
제주 서귀포의 강창학야구장에서 포즈를 취한 최주환의 모습.

“제 가치를 스스로 증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자유계약선수(FA)로 SK 와이번스와 4년 총액 42억원 계약을 맺은 최주환(33)이 기량을 인정해준 구단과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 팬들을 위해 올 시즌 실력을 증명하겠단 각오를 나타냈다.

최주환은 2일 제주 서귀포의 강창학야구장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보여드리는 게 프로 선수로서의 가치”라며 “구단에서 저를 원한다는 게 느껴졌을 때 정말 좋았기에, 야구장에서 최주환의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SK 팬들은 9년 만에 영입된 외부 FA 최주환에 큰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구단도 최주환 영입 위해 ‘삼고초려’를 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FA 계약 당시 제작된 최주환의 ‘53번’ SK 유니폼은 한 달 사이 400벌 가까이 팔렸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SK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현재 해당 유니폼은 앞으로는 구할 수 없는 ‘희귀템’이 됐다.

최주환은 이에 대해 “안 좋았다면 거짓말이고 팬 분들이 많은 관심 보여주셨다는 게 감사했다. 한 달 사이 가장 많이 팔렸다고 하니 놀라웠다”며 “많이 관심을 보여주셨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아쉽기도 하지만 새 유니폼을 입고도 마음가짐을 똑같이 갖고 실력으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주환은 규모가 큰 잠실구장을 떠나 보다 타자 친화적인 SK행복드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게 되면서 장점인 중장거리 타격 능력을 더 과시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받고 있다. 최주환은 2018년 26개, 지난해 16개 홈런을 기록했는데, 올 시즌엔 이 수치를 넘는 홈런을 기록할 수도 있다.

최주환은 “요새는 구단마다 시스템이 많이 갖춰져 있어 측정이 되는데,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니 지난해 다른 곳에서 뛰었다면 홈런이 많이 늘어날 수 있었단 소리를 들었다”면서도 “작년은 작년이고 올해는 올해다. 증명해내야 하는 입장이니 한 경기 한 경기 차근차근 쌓아 나가다 보면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서두르진 않는다. 최주환은 올해 FA 계약 건 때문에 평년보다 늦게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새 팀에서 활약하고자 조바심을 내 무리할 경우 계약 첫 해 부상이 올 위험도 있기에 최주환은 스프링캠프에서 천천히 훈련량을 조절할 계획이다. 최주환은 “새해 첫 날부터 몸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늦은 건 사실이지만 오버페이스 하지 않고 차근차근 (몸을) 만들겠다”면서 “2019년에 부상당했을 때 오히려 몸을 너무 잘 만들었던 게 독이 됐던 기억도 있다. 보여줘야겠단 강박관념을 갖기보단 4월 3일 개막을 목표로 페이스를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최주환은 SK에서 함께할 새로운 4년에 대한 기대감도 밝혔다. 그는 “FA라는 건 선수 중 누구나 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선수로서 정말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며 “대학교 1학년 선수가 됐다는 생각으로 4학년까지 스스로 목표를 세워서 다시 FA 계약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서귀포=글·사진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