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미취업 청년 10명 중 9명 이상은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다수 청년은 취업 문이 닫힌 이후 구직과 생계 걱정으로 중증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청년위원회는 2일 이런 내용의 ‘코로나19와 청년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12월 구직 중인 29세 이하 청년 59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구직이 어려워졌다’고 말한 응답자는 91.7%다. ‘매우 그렇다’고 느낀 응답자는 57.0%에 달했다. 구직 과정에서 경험한 어려움으로는 아르바이트·단기일자리 등 소득 기회 감소가 84.7%로 나타났고 기업의 채용 감축(76.5%), 자격증 시험 등 구직준비 기회 감소(70.8%) 등이 뒤를 이었다.
청년들은 구직·생계 스트레스로 극심한 우울감을 느끼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우울감을 우울척도검사(CES-D)로 점수화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평균은 23.2점이었다. CES-D 점수는 21점 이상이면 중등도의 우울 증상, 25점 이상이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중증 우울 증상으로 구분된다. 구직 기간이 1년을 넘은 응답자는 평균 25.9점으로 전문가 상담이 요구되는 수준이었다.
특성화고 졸업예정자(447명) 조사에서도 응답자 69.0%는 ‘코로나19로 취업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바늘구멍 취업 문을 넘지 못해 대학 진학으로 진로를 변경한 응답자는 66.0%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취득하지 못한 자격증 개수는 2개(39.0%), 1개(33.0%), 3개(17.0%) 순이었다. 시험일정 조정으로 피해를 봤다는 응답자는 42.0% 수준이었다. 이 밖에 전체 응답자의 70.0%는 온라인 학습방식이 교육기회 측면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했다.
청년위는 “코로나19로 인한 부족한 실습, 계획한 자격증 취득실패 등은 올해 특성화고 졸업예정자들이 노동시장에서 갖는 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리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