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필암서원 내 도난 ‘하서유묵 목판’ 회수

입력 2021-02-02 15:59
전남 장성군 필암서원은 2019년 7월 전국 6개 다른 서원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그런데 이 서원 안에 있던 전남 유형문화재 제216호 ‘장성필암서원하서유묵목판일괄(56판)’ 중 묵죽도판(墨竹圖板) 3판이 2006년 도난 당한 상태라 안타까움을 줬다. 문화재청은 서울경찰청과 공조해 잃어버린 묵죽도판 3판(점·사진)을 포함한 총 34점의 도난문화재를 회수했다고 2일 밝혔다.

도난당한묵죽도판은 문화재매매업자를 통해 모 수집가에게 팔리는 과정에서 2019년 7월 관련 첩보가 입수됐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문화재매매업자와 문화재사범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지속적으로 벌인 끝에 도난문화재를 2019년 1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3회에 걸쳐 회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가운데 ‘장성필암서원하서유묵목판일괄’은 필암서원 내 경장각에 보관되던 것으로 조선 중기 인종이 하서 김인후(1510~1560)에게 하사한 3점이다. 선조 1년(1568)과 영조 46년(1770)에 새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군(인종)과 신(김인후)의 이상적인 관계를 널리 알린다는 뜻으로 새긴 것이다.

김인후의 초서체 글씨는 당시 성리학자들 사이에 전형적인 글씨로 모범이 되었고, 묵죽도판을 통해 판각의 변천양식과 조선사회 생활방식을 파악할 수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필암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됨에 따라 이번에 회수한 문화재를 전시나 교육에 활용할 경우, 필암서원의 가치를 보다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