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의원이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의 ‘야당도 명운을 걸라’는 발언을 두고 “국정운영이 타짜들이 서로 손목 걸고 벌이는 도박판이란 말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여야와 청와대가 북한 원전 건설 추진과 관련해 정쟁을 벌이는 데 대해 “여야 모두 무의미한 정쟁을 당장 중단하라. 야당의 안보 공세도 성급하지만 야당의 명운을 걸라는 청와대 정무수석의 발언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최 수석은 MBC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한반도 신경제 구상 USB’의 공개를 주장하는 데 대해 “야당도 명운을 걸어야 하는 사안이다. 야당이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하면 저희도 공개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현재로선 관련 문서만 가지고 문재인정부가 해당 사업(북한 원전 건설)을 구체적으로 추진했다고 보기 어렵다. 야당의 공세는 너무 나갔다”면서도 “그러나 청와대와 여당의 대응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한 감사에 대비하면서 관련 공무원이 북한 지역 원전 추진 문건을 함께 삭제한 것이 사실이고 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더구나 이 정부는 출범 이래 탈핵을 추진해온 정부 아닌가”라며 “그런 정부가 북한 지역에 원전 건설을 구상했다는 것이 어떻게 의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야당이 뭘 걸면 ‘묻고 더블로 간다’는 식으로 도박꾼처럼 대응할 일이 아니다. 지금 USB 공개 논쟁은 박근혜정부 시절 NLL 관련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자고 벌이던 여야 간 정쟁을 연상시킨다”며 “정부·여당은 야당의 공세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할 게 아니라 의아해하는 국민께 사실을 차분하게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