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수들처럼 될래요”…스프링캠프 견학 온 리틀야구단 선수들 눈길

입력 2021-02-02 12:44 수정 2021-02-02 17:54
진지하게 SK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지켜보는 리틀야구단 선수들.

제주 서귀포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SK 와이번스가 본격적인 야외 훈련에 돌입한 가운데 프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보기 위해 야구장 스탠드 한 편에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호기심 넘치는 모습으로 바라보는 리틀야구단 선수들이 눈길을 끌었다.

SK 선수단은 2일 오전부터 강창학 야구장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투수조와 야수조는 구장을 나눠 볼 토스나 수비 연습에 땀을 흘렸다.

이날 오전 서귀포엔 강풍이 불었지만 햇살이 따뜻해 훈련하기 적합한 환경이었다. 김원형 감독은 “아침에 나왔더니 꼭 외국에 온 느낌이 들었다”며 “며칠 뒤부터는 기온이 더 올라간다고 하는데 강창학 야구장이 지대가 낮아 다른 팀들보다 더 훈련하기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훈련하는 SK 선수들.

관계자들의 눈길을 끈 건 야구장 한 편에서 1군 선수들의 훈련 과정을 집중해서 지켜보던 송파 위례 리틀야구단 선수들의 모습이었다. 초등학생 선수들은 지난달 24일부터 2주간의 일정으로 제주도 전지훈련을 와 이날 1군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유소년 선수들을 인솔한 장동영(28) 코치는 “시합이야 티켓을 끊어 보러갈 수 있지만, 1군 선수들의 실제 훈련 장면을 보긴 힘들다”며 “이번엔 스프링캠프가 국내에서 진행된다고 해서 부모님들의 동의를 얻어 전지훈련을 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SK가 과거부터 선진 야구를 추구해 학생들에게 SK 야구를 배우라고 한다”며 “학생들은 프로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처음 보는데, 볼 수 있는 기회 자체가 큰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포즈를 취한 김규헌(위) 군과 채민혁 군.

유독 진지한 눈빛으로 선수들을 지켜보던 리틀야구단 주장이자 포수 김규헌(13) 군은 제주도 전지훈련 일정이 잡혔을 때부터 좋아하던 SK 선수들을 볼 수 있단 생각에 설렜다고 한다. 그는 이날 1군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열심히 훈련에 임하는 모습에 감명 받았다고 했다. 김 군은 “프레이밍과 볼 배합이 좋은 이재원 선수를 좋아하는데, 만날 수 있다면 기술을 가르쳐달라고 하고 싶다”며 “야구를 시작한지는 2년 됐는데 앞으로 이재원 선수처럼 포수도, 타격도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외야수 채민혁(13) 군은 2018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와의 5차전에서 끝내기 솔로 홈런을 날린 한동민의 모습을 보며 리틀야구단에 입단했다고 한다. 중요한 순간에 때려내는 한동민의 결정력과 김강민의 외야 수비 능력을 본받고 싶다는 채 군은 “오늘 훈련 보고 선수들 파이팅하는 모습이나 훈련 과정, 훈련에 임하는 자세 같은 걸 저도 본받아 보완해야겠단 생각을 했다”며 즐거워했다.

SK 구단은 리틀야구단 선수들을 대상으로 이날과 3일 이틀 동안 코치들의 재능기부 강좌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귀포=글·사진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