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시 변동성이 글로벌 주요 지수보다 압도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1위 기업 비중도 가장 높은 터라 실물경제가 뒷받침하지 않으면 주가 급락에 따른 개인투자자 피해가 클 것이라는 경고가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일 ‘글로벌 주식시장 동향과 한국 주식시장 특징’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지수의 변동성은 97.1%였다. S&P500(67.9%), 닛케이225(66.5%), 상하이종합주가지수(30.6%), 항셍지수(33.8%)보다 컸다.
주가 변동성은 연중 최고가에서 최저가를 뺀 값을 연중 최저가로 나눈 숫자다. 코스피지수는 2019년 주가 변동성이 17.7%로 조사대상 중 가장 낮았었다.
또 한국 주식시장은 특정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의존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이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봤을 때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8.4%로 가장 높았다. 항셍지수의 텐센트는 16.6%, S&P500의 애플은 6.7%였다. 닛케이225의 도요타 5.9%, 상하이종합지수의 구이저우마오타이 5.5%였다.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도 최근 5년 새 가장 높았다. 지난해 코스피 개인투자자 비중은 65.8%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8.3%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16~2019년은 40~50%대를 유지했다.
전경련은 글로벌 주식시장이 각국의 통화확대 정책, 금리인하 등 풍부한 유동성에 의해 상승했다고 봤다. 그러나 각국의 경제성장률, 기업실적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해 주가 상승과 경제 기초체력 간 큰 괴리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한국의 경우 실물경제가 주가를 뒷받침하지 못해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