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한일 해저터널’에…與 “日대륙진출 교두보” 맹폭

입력 2021-02-01 17:25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

국민의힘에서 가덕도신공항 지지와 함께 ‘한일 해저터널’(가덕도~일본 규슈) 공약을 제시하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일본의 대륙진출 야심에 이용될 수 있다’며 맹비난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해저터널은 일본의 대륙 진출 야심에 이용될 수 있다는 국민적 우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의 대륙 진출에 고속도로를 놓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가덕도신공항 지지를 선언하면서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한일 양국 간 정치·외교·역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느닷없는 선거용 해저터널 주장은 국민이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일 해저터널은 유라시아 대륙 기종점으로서의 부산이나 한반도의 지리적 위상이나 이점을 상실시킬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재수 의원, 김영배 의원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부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전재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물류거점도시를 만들기 위해 가덕신공항을 비롯해 숱한 노력을 기울이는 마당에 해저터널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며 “부산항은 괜찮을까? 가덕신공항은 괜찮을까? 유라시아 철도는 괜찮을까?”라고 언급했다.

그는 “수십 년을 몸부림치면서 추진해온 물류거점도시 부산을 해체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아무리 선거가 중요하고 표가 급하다 해도 이건 아니다. 온전한 정신으로 생각한 것인지 돌아보기 바란다”고 비난했다.

부산이 고향인 김영배 의원 역시 “‘일본 굴기’ 한일 해저터널이 등장하고 말았다. 한일 해저터널은 제국주의 일본이 만주까지 그들의 철도를 잇고자 세웠던 ‘대동아 종관철도’ 계획의 일부”라며 “강행한다면 통일 시대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종점’을 일본에 넘길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