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롤러블폰 제품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롤러블폰 신제품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LG전자가 MC사업본부의 대대적 재편을 예고하면서 제품 출시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일 네덜란드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렛츠고디지털은 삼성전자가 출원한 롤러블폰 특허를 바탕으로 만든 제품 이미지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듀얼 슬라이드형 전자장치’의 특허를 출원해 관련 문서가 지난달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게재됐다. 문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면은 물론 후면에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방식과 금속·가죽 소재를 사용하는 방식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제품 내부에는 두 개의 기어와 하나의 기어레일이 있어 겹친 상태의 화면을 펼치거나 넣을 수 있는 형태다. 말려있던 디스플레이가 모터에 의해 나오고 들어가는 형태의 LG전자 롤러블폰 제품과 달리 삼성은 ‘슬라이드’라는 이름을 썼다. 화면 크기는 6인치에서 8인치로 약 30% 늘어나 활용도를 높인다.
하지만 업계는 삼성전자가 듀얼 디스플레이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두 개의 화면이 갖는 장점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는 등 단점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한쪽 디스플레이가 항상 바닥에 놓여 있어 스크래치와 손상 위험이 크다.
출시 시점은 이르면 내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신에서는 삼성이 올 연말 롤러블폰을 내놓을 수 있지만 제품 수율과 폼펙터 전략 등을 고려하면 내년 출시가 안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이 올해는 폴더블폰 3종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폴더블 대중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 측은 이와 관련,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롤러블, 슬라이더블 등 다양한 폼팩터(형태)의 혁신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디자인과 품질이 확보되는 대로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서울R&D캠퍼스를 방문하면서 스마트폰 시제품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제품을 설명하는 직원의 손동작을 통해 화면이 펼쳐지는 스마트폰일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졌다.
한편 LG전자의 롤러블폰 출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롤러블폰 구동 영상을 공개하는 등 상반기 내 출시를 예고했지만 스마트폰 사업 매각설이 불거지면서 출시 시점은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업계는 LG전자가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 조직을 남겨둘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정해진 것은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롤러블폰 출시가 전망되는 가운데 어느 업체가 세계 최초 출시에 성공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