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방역 실패하면 바이러스 아니라 형평성 때문”

입력 2021-02-01 15:55
허지웅 인스타그램 캡처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씨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과 관련해 “방역이 실패한다면 그건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형평성 때문”이라고 소신 발언을 했다.

허지웅씨는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설 연휴 동안 직계 가족이라도 5명 이상 모일 수 없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1년여 동안 코로나19 방역이 성공한 건 서로를 향한 시민의 배려와 희생 덕분이었다”면서 “만약 이런 시민의 노력이 멈춰 서고 방역이 실패한다면 그건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형평성 때문일 것”이라고 썼다. “모두가 함께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이길 수 있지만 나만 감내해야 하는 고통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특히 “시민의 피로도가 급증하는 건 고통의 분담 때문이 아니라 고통의 집중 때문”이라면서 “정작 반복해서 집단 감염이 터지는 시설과 책임자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지키고 배려했던 이들에게만 희생의 미덕을 강요하는 건 공정하지 않고 어차피 반복될 거라는 점에서 효과적이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시민의 선한 의지를 배신하지 않고 성취감을 느끼게 만들 수 있는 행정과 법 집행을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누리꾼들은 “구구절절 옳은 말” “동감합니다” “2021년엔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길” 등의 반응을 보이며 허씨의 소신 발언을 지지했다.

앞서 정부는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이어지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세에 오른 점을 고려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와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주간 연장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설 연휴에도 주소지가 같은 가족 외에는 5인 이상의 사적 모임은 금지된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