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칼부림’ 피해자 아내 “마트가 책임 회피” 분통

입력 2021-02-01 15:22
JTBC 뉴스 캡처

서울 금천구의 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측이 해당 마트가 고객 안전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흉기난동 사건 피해자의 아내 노모씨는 지난달 22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한 맘카페에 글을 올려 마트 측이 말을 바꿔 안전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노씨는 “저를 대신해 해당 마트로 문의를 많이 해주셨다. 제 지인들에게 (마트 측이) 답변한 사항을 듣고 속에 천불이 난다”며 지인에게 받은 카카오톡 내역을 공개했다. 지인은 마트 측이 “(사건 발생) 연락을 받고 본인(안전요원)은 바로 갔고, 안전요원은 항상 상주한다. 사고 피해자 쪽에 도움을 주려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씨는 “해당 마트는 이번 사건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마트의 실제 대응은 답변과 달랐음을 주장했다.

그는 “가해자와 제 신랑은 경찰이 오기 전에 이미 분리되어 있었다. 진정이 되어서 분리가 아니라, 양쪽 문밖에 서서 대치하고 있었던 상황”이라며 “(안전요원이 아닌) 시민들이 가해자가 저와 아이를 보지 못하게 가려줬다. CCTV를 보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씨는 “마트가 하나도 과실이 없진 않다고 생각해 찾아갔다. 배상에 대해 문의했다. 안전요원이 왜 없었는지, CCTV 모니터링 직원도 없는지 물었다”고 했다. 이에 “(마트 측은) 자체적으로 안전보안팀을 만들어 재발방지를 위해 주차장까지 순찰을 하는 중이라며 미흡했던 부분을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트 측이) 배상과 관련해 본사 법무팀과 상의해보아야 한다고 이번 주까지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런데 1월 15일에 연락 와서는 과실 하나도 없고 책임이 없다며 그 이후로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뉴스가 나가고도 연락 한 통 없다”고 분노했다.

그는 “혹시 몰라서 과실책임 물었을 때 담당자의 말을 녹음해뒀다”며 “마트 쪽에 (소송으로) 과실을 묻겠다”고 했다.

피해자 아내 노모씨의 글 중 일부 캡처. 네이버 카페 '구로금천광명맘 모여라'

앞서 지난달 7일 50대 남성 A씨는 금천구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장을 보고 나온 일가족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지난 29일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마트 쓰레기통에 소변을 보는 자신을 제지한 피해 남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턱 등 여덟 군데에 큰 상처를 입혔다. 20년간 요식업에 종사해 온 피해 남성이 이번 사고로 미각과 혀 움직임에 장애를 입게 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흉기 두 개를 가방에 지니고 다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범행 당시 음주를 하거나 약물을 투약한 상태는 아니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