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칸 띄어앉기’도 수용, 공연계 빗장 푼다

입력 2021-02-01 13:55 수정 2021-02-01 13:56
마포문화재단 시설관리팀이 객석을 소독하는 모습. 연합

공연·영화계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 ‘동반자 외 두 칸 띄어앉기’와 ‘한 칸 띄어앉기’ 두 가지 지침 모두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얼어붙었던 문화예술계가 이번 조치로 숨통을 트면서 올해 공연들이 무사히 관객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밝아진 분위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전날 발표한 동반자 외 두 칸 띄어앉기 지침을 유지하면서 추가로 한 칸 띄어앉기 조치도 수용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지침 완화로 관객들은 가족·연인과 함께 앉아 공연·영화를 볼 수 있게 됐고, 공연계는 더 많은 관객을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공연장·영화관 운영 방침을 발표했다. 거리두기 2.5단계에서 동반자 외 좌석 두 칸 띄우기, 1.5단계와 2단계에서 동반자 외 좌석 한 칸 띄우기로 조정하는 내용이다. 지침 완화로 객석 활용은 수월해졌지만, 영화·연극 업계의 경우 빠르게 시스템을 전환하기 어렵다는 민원이 나왔다. 대형 뮤지컬의 경우 얼마 없는 객석이라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해 거리두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왔지만, 영화나 연극계 사정은 달랐다. 이후 정부는 세부 지침을 조정하고 한 칸 띄어앉기도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지침 완화에는 공연계 역할이 컸다. 감염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공연계는 매우 혹독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정면만 바라보는 등 감염 우려가 적은 환경임에도 1.5단계에서는 동반자 간 거리두기, 2단계는 한 칸 띄어앉기, 2.5단계 두 칸 띄어앉기를 적용해야 했다. 공연계는 극장 안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했고, 환호성과 음식물 섭취를 금지하며 감염 차단에 주력해 왔다. 이번 지침 완화는 철저한 방역 수칙을 지키면 집단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공연계가 증명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적인 관람 문화를 지닌 공연 산업에 좌석 거리두기를 적용하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관한 의문은 일 년 내내 지속하고 있다. 시민 A씨는 “친구와 식당이나 카페, 술집은 갈 수 있는데 공연장만 가면 떨어지라고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공연 관람 전후 함께 화장실을 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는데, 공연장 안에서만 떨어져 앉도록 하는 조치가 실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공연계 관계자는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대화와 음식물 섭취를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좌석을 붙어 앉으면 감염 위험이 커진다는 생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번 조치는 다른 산업과 형평성을 맞추고, 조금이라도 숨통을 터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