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소녀 얼굴에 후추가스…美경찰 과잉진압 논란

입력 2021-02-01 09:52 수정 2021-02-01 10:29

미국 경찰이 아홉 살 소녀를 넘어뜨려 수갑을 채우고, 얼굴에 후추 가스를 뿌려 또다시 과잉진압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 경찰은 지난달 29일 오후 가정문제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경찰 지시에 불응하는 9세 소녀를 진압했다.

소녀의 강한 저항이 이어지자 출동한 9명의 경찰관은 눈이 쌓인 길바닥에 소녀를 넘어뜨린 뒤 등 뒤로 수갑을 채웠다. 또 소녀가 경찰차를 타지 않으려고 반항하자 얼굴에 후추 가스를 뿌려 제압했다.

수갑을 채우는 경찰의 모습. 트위터

진압용 후추 스프레이를 흔드는 과정에서 함께 흔들린 바디캠. 트위터

현장 출동 경찰관이 착용했던 보디캠 영상 속에는 후추 가스에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하는 소녀의 모습이 담겼다. 해당 영상이 지역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어린 소녀에게 지나친 행동이었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특히 러블리 워런 로체스터 시장은 “나는 10살짜리 아이가 있다. 소녀도 아이일 뿐이다. 엄마로서 이 영상은 보고 싶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에 로체스터 경찰은 “소녀가 어머니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고 말했다. (체포 과정에서) 경찰관들을 발로 찼다”며 강경한 진압이 필요했음을 강조했다.

출동 경찰관들의 해명에도 비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신시아 해리어트-설리번 로체스터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아홉 살 아이에게 후추 가스를 뿌린 게 옳다고 말하지 않겠다”며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습에 나섰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