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라디오 아나운서, 북한·여당 비판 뉴스 임의삭제”

입력 2021-02-01 09:45 수정 2021-02-01 10:36
여의도 KBS 전경(왼쪽 사진)과 KBS노동조합이 편파방송 의혹을 제기한 큐시트. KBS, KBS노동조합 제공

KBS노동조합(1노조)이 편파방송 의혹을 제기한 KBS1라디오 아나운서의 뉴스에서 비슷한 사례를 20여건 추가로 발견했다고 1일 밝혔다.

1노조는 이날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서는 김모 아나운서가 큐시트에 배치한 기사를 삭제하고 방송하지 않은 사례 6건, 기사 중 일부를 삭제하고 방송하지 않은 사례 10여건, 원문 기사에 없는 내용을 자의적으로 추가해 방송한 사례 1건, 기사 삭제로 큐시트를 임의로 변경한 사례 수건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편집기자가 큐시트에 배치한 기사를 삭제한 사례로는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이 열병식을 실시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힌 뉴스, 미국 당국자가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우선시하는 것에 실망했다고 언급한 뉴스, 외신들이 북한의 신형 ICBM 공개 열병식을 신속 보도했다는 뉴스 등이 꼽혔다.

이 밖에도 검찰이 강기정 전 청와대 수석의 GPS 기록을 확보한 뉴스, 러시아 모스크바 한인이 코로나19로 사망한 일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10월 10일 KBS1라디오 오후2시 뉴스 큐시트. 톱뉴스로 예정돼 있던 '<속보> 북 오늘 새벽 열병식 실시정황 포착' 기사가 실제 방송에선 불방됐다. KBS노동조합 제공

1노조는 “김 아나운서는 주로 청와대 주요 인사에 대한 검찰조사 뉴스, 북한의 무력시위 동향이나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담긴 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 뉴스, 해외 한인 교포의 코로나19 사망 뉴스를 삭제했다”고 지적했다.

KBS는 이에 대해 “1노조가 공개한 자료의 진위를 포함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1노조는 김 아나운서가 오후 2시 뉴스에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 소식을 전하면서 야당 의원이 제기한 ‘봐주기 수사’ 의혹 부분을 읽지 않았다며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KBS는 “코로나19 뉴스를 충실히 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KBS에는 현재 3개 노조가 있다. 조합원이 가장 많은 진보 성향의 민주노총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노조로, 보수 성향의 KBS노동조합과 KBS공영노조는 각각 1노조와 3노조로 불린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