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오겔 제조국이 ‘방사능 위험’ 일본… 소비자 싸늘

입력 2021-01-31 16:29 수정 2021-01-31 18:03
피지오겔 공식 홈페이지에는 ‘피지오겔 DMT 바디로션 400㎖’ 제품의 제조국이 태국에서 일본으로 변경됐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공지됐다. 피지오겔 공식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피지오겔 제품 일부가 올해부터 일본에서 제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들은 안전한 성분 사용으로 소비자를 공략했던 피지오겔이 방사능 위험이 있는 일본에서 제품을 만든다는 데 반발하고 있다.

31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피지오겔 DMT 바디로션 400㎖’ 제품 제조국이 지난 1월 1일부터 태국에서 일본 사이타마로 변경됐다. LG생건은 지난해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을 인수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와 북미 지역에서 생산·판매 중이다.

제조사인 LG생건 측은 “제조국이 바뀌었을 뿐 제품 성분과 함량은 변경되지 않았다”며 “일본 방사능 테스트를 거친 안전한 시설에서 생산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본에서 방사능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지역이 어디에 있느냐’ ‘안전한 화장품을 앞세운 피지오겔이 방사능 위험 지역에서 생산된다니 충격이다’는 등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맘스홀릭 베이비 등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제조 공장이 일본 도쿄와도 가깝다. 피지오겔 측은 어떻게 안전하다고 확신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불매’도 언급되고 있다.

몇 년 간 피지오겔 제품을 주로 사용해 왔다는 임지현(38)씨는 “온 가족이 알레르기 부담 없이 쓰기 좋은 화장품으로 추천해 왔는데 일본에서 생산한다고 하니 황당하다”며 “다른 제품으로 갈아탈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피지오겔은 순하고 안전한 성분으로 만들어져 영유아용으로도 흔하게 쓰인다.

LG생건은 안전한 시설에서 제조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LG생건 관계자는 “사이타마 공장은 LG생건 일본 자회사인 긴자스테파니를 통해 2018년 인수한 현지 사업장”이라며 “화장품보다 더 관리 등급이 높은 의약부외품 인증을 받은 안전한 시설과 품질관리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곳”이라고 해명했다.

LG생건에 따르면 사이타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일본 현지에서 판매되는 화장품 대부분과 북미 등으로 수출되는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LG생건 관계자는 “한국에서 판매되는 ‘피지오겔 DMT 바디로션 400㎖’ 제품은 생산될 때마다 매번 LG생건의 방사능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안심 품질 검증을 통과한 제품”이라고 했다.

LG생건은 지난해 초 피지오겔의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1900억원에 인수했다. 피지오겔의 글로벌 매출은 2018년 기준 1100억원 정도이고, 매출의 60% 이상이 아시아 시장에서 나왔다. 국가별로는 한국 매출이 30% 수준으로 글로벌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LG생건은 미국 일본 중국 등의 현지 법인을 활용해 피지오겔 사업을 확장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