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국대 선발전 심사 의혹을 규명해달라”

입력 2021-01-31 15:57
정경은 선수, 뉴시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전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정경은이 국가대표 선발전의 심사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올렸다.

지난 29일 정경은 선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021년 배드민턴 국가대표선수 선발전 심사 의혹을 규명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31일 오후 2시 30분 기준으로 약 2500명의 동의를 받았다.

정경은 선수는 “얼마 전 전라북도 무주군 군민체육센터에서 치러진 2021년도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선발전에 참가한 국가대표”라고 소개하며 “이해할 수 없는 결정으로 너무나 원통하고 괴로워 저의 사정을 호소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정 선수는 선수 선발전 심사위원 구성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합장에 와보니 6명의 심사위원 중 3명의 심사위원은 이번 국가대표 선수 선발전에 참가한 선수들의 지도자들이었다”며 “본인팀 선수들을 자기 손으로 직접 심사하는 납득할 수 없는 선발 시스템이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미리 선발 선수가 내정된 정황을 포착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대회가 한창 진행 중이던 둘째 날 모 심사위원이 특정팀 선수의 국가대표 선발이 정해진 듯한 발언을 했다”고 썼다. 이어 “더욱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선발전이 치러지기도 전 KGC 소속팀 모 선수가 선발된다는 말들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었다. 소문대로 모 선수는 선발자 명단에 최종 포함되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 선수는 “협회의 공식적 발표가 있기 전, 모 선수로부터 선발자 명단이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직 발표도 하지 않은 명단이었기에 일단 기다려봤다. 이후에 협회 최종명단을 확인하니 정말 충격이었다”며 “모 선수에게서 들었던 선발자 명단과 협회에서 발표한 선발명단은 한 치 오차도 없이 일치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현재 세계 랭킹과 최근의 경기력, 성적 등 그 무엇을 비교해도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올림픽 레이스 중인 국가대표 복식 선수 전원이 재선발됐고 저도 똑같이 올림픽 레이스 중에 있는 선수인데 왜 저만 탈락됐는지 도무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 선수는 “저는 현 세계랭킹 10위이고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배드민턴 선수단에서 유일한 동메달리스트였다”면서 “이번 국가대표 선발심사 기준은 승률 50%, 평가점수 50%라고 했다. 심사위에서 평가점수만으로도 얼마든지 부정과 조작이 가능한 선발제도”라고 선수 선발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대한배드민협회의 안일한 행정과 심사위원들의 자질과 능력을 재점검하여 주시고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모 심사위원의 강력한 징계와 국가대표선수선발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의 알 권리를 위해 평가항목, 세부체점기준, 심사위원 자격요건, 심사위원 명단까지 투명하게 공개해다라”면서 글을 마쳤다.

정경은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26일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021년도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선발전을 통해 복식 여자 선수 12명에게 태극마크를 부여했다. 이 가운데 세계랭킹 8위 이상의 복식 조는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지난해에 이어 자동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부여받았다.

자동선발 대상이 아니었던 정경은-백하나 조는 선발전을 통해 5위 안에 들어야 국가대표 자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백하나는 선발전을 3위로 통과해 태극마크를 지켰지만, 정경은은 5위 밖으로 밀려 탈락했다.

협회에 따르면 정경은은 리그전에서 9승 4패를 기록하고, 선발전 공동 7위에 올랐다. 반면 리그전에서 7승 7패를 기록한 한 선수는 심사위원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 5위 안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경은의 주장대로 전체 점수의 50%에 해당하는 심사위원 평가 점수가 선발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