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아스트라제네카 조건부 판매 승인

입력 2021-01-30 04:25 수정 2021-01-30 05:45
뉴시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현지시각으로 29일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조건부 판매를 공식 승인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에 이같이 밝히고 “나는 해당 업체가 합의대로 4억 회분을 배송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우리는 유럽인과 우리 이웃, 세계의 협력국들을 위한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미국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에 이어 EMA가 EU 내 조건부 사용을 승인한 3번째 코로나19 백신이다. EU는 회원국을 대신해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4억회분 구매 계약을 한 상태다.

앞서 유럽의약품청(EMA)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8세 이상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조건부 시장 승인을 허가하라고 권고했다”라고 밝혔다. EMA는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 품질 관련 자료를 철두철미하게 평가했고, 합의를 통해 EU 집행위원회의 공식적인 조건부 시장 승인을 권고했다”라고 밝혔다.

홈페이지 보도자료에 따르면 EMA는 임상 결과를 토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18세 이상의 코로나19 감염을 막는 데 효과적이며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4차례에 걸친 임상에는 영국과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만4000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참가자 중 절반이 실제 백신을 맞았으며, 나머지는 위약 등을 통한 대조군이었다. 임상 결과 백신을 접종한 실험군에서 59.5%의 유증상 코로나19 감소가 확인됐다고 한다. EMA는 “백신 임상 효능이 60% 상당으로 증명됐다는 의미”라고 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EMA가 65세 미만에만 접종을 권고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산하 예방접종위원회는 전날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은 65세 이상에 대한 충분한 임상시험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18∼64세를 대상으로만 접종을 제의하라”고 밝혔다.

또 EMA는 이 백신은 1, 2차에 걸쳐 접종해야 하며 접종 간격은 4∼12주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U의 조건부 판매 승인은 코로나19와 같이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절차로, 27개 회원국에서 1년간 의약품이 판매될 수 있도록 하게 되며 매년 갱신될 수 있다.

EU는 앞서 EMA의 권고에 따라 지난달 21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이어 이달 초 모더나 백신의 EU 내 조건부 판매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EU 회원국에서는 지난달 27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지난달 30일 영국을 시작으로 인도,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에서 긴급 사용 승인이 이뤄졌다. EMA는 이 백신이 임상 시험에서 60% 정도의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해당 백신에 대한 공식 승인이 이뤄지더라도 EU는 제약사 측과 초기 공급 물량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22일 코로나19 백신 생산 차질로 초기 유럽 공급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히자 EU는 영국에서 생산한 백신을 EU로 돌리라고 요구하는 등 양측은 마찰을 빚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