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에 떨어진 30대 아들을 대나무로 때려 숨지게 한 60대 어머니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29일 청도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8일 청도군 이서면의 사찰에서 A씨가 호흡곤란으로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이 사찰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숨진 A씨의 몸에서는 구타의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어머니 B씨는 “공무원 시험에 떨어지고 사찰에서도 말썽을 부려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훈계 목적으로 때렸으며 죽일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사건 당일 A씨는 B씨로부터 오후 4시30분부터 7시10분까지 대나무로 구타를 당했다. 이 모습은 사찰 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B씨에게 맞은 A씨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하지만 B씨는 ‘엄살을 부린다’고 착각해 병원에 옮기는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찰 승려 3명도 이를 목격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의문을 낳고 있다.
국과수 부검 결과 A씨의 사망 원인은 ‘연피하 조직 쇼크사’로 조사됐다. 경찰은 어머니 B씨가 A씨를 살해할 의도는 없다고 판단해 상해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도 같은 혐의로 기소해 B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