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선수를 죽음으로 내몬 혐의로 감독·선수들이 중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법정에 나선 유족과 피해 선수 가족들은 형량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전 감독 등에 대한 선고가 이뤄진 29일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는 법정을 나서며 “김규봉 감독이 제일 형량을 많이 받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검찰) 구형보다 2년 줄었다는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선수의 아버지는 “장윤정과 김도환도 (형량이) 아쉽다”며 “장윤정 같은 경우는 판결에도 나와 있지만, 장윤정의 악행은 누구보다도 진짜 애들을 운동 자체가 안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이어 “장윤정은 아주 야비하다. 숙현이가 중학교 2학년부터 그런 고통을 당한 것 같다. 숙현이가 죽고 나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인간도 아니었다”며 “(선고에 앞서) 양형기준에 따라서 판결하는 것을 이해해달라는 판사님이 유족들에게 하는 부탁 말씀도 있으셨다. 장윤정도 김도환도 (검찰이) 항소할 수 있게 돕겠다”고 덧붙였다.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 “형량이 사실 김규봉 감독이 최고 책임자로서 형량을 높게 받아야 하는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구형보다 2년이나 줄었다는 것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항소할 수 있도록 변호사와 상의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죄질이 아주 위중한데 초범이고 또 늦게나마 반성하고 있고 일부 피해자들과 약간의 합의를 한 경우가 있었다”며 “그것이 양형기준에 참작이 된 것 같고 법이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항소하겠지만 가해자들도 항소하리라고 보고 최종 판단될 때까지 묵묵히 싸우겠다”며 “또 끝까지 엄벌을 위해 노력해 숙현이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주고 싶은 것이 우리 유족들이나 피해 선수들의 의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종 판단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열심히 싸우겠다”며 “저희뿐만 아니라 피해 선수 가족들도 안주현 운동처방사 선고를 아쉬워했는데 김 감독 7년 받은 것도 유족으로서는 아쉽다”고 주장했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9일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규봉(42)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팀 감독에게 징역 7년, 장윤정(32) 전 주장에게는 징역 4년, 김도환(25) 전 선수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한 미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한 것처럼 속인 뒤 선수들에게 마사지 등 의료행위를 명목으로 금품을 챙기고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팀닥터’로 근무하며 소속 선수를 폭행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주현(46) 운동처방사에게는 징역 8년,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원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