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KBS 직원 60%가 연봉 1억원 이상을 받고, 억대 연봉자 가운데 73.8%인 2053명은 무보직”이라고 지적하며 KBS의 수신료 인상 계획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KBS가 이런 코로나 시대에도 수신료를 인상한다고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의원은 KBS의 수신료 인상과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산에 계시는 분들은 한심스럽다” 발언을 엮어 비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국회의원으로부터 한심하다는 소리 듣지 마시고 여당의 방송, KBS를 보시라”고 비꼬았다.
앞서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은 이날 부산 연제구 부산광역시당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에 계시는 분들은 조중동, TV조선, 채널A를 너무 많이 봐서 어떻게 나라 걱정만 하고 계시는지 한심스럽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김 의원은 “국민 여러분, 한심하게 조중동이나 티조, 채널A 보지 마시고 수신료 인상의 기수 KBS를 보시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난에 허덕이는 국민들로부터 수신료 뜯어내 억대 연봉 KBS에 돈 주는 것이야말로 이익공유제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KBS이사회는 27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인상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KBS 수신료는 1981년부터 월 2500원이다. KBS는 수신료를 3840원으로 인상할 경우 수신료 수입이 6705억원(2019년 기준)에서 1조411억원으로 늘어나며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3.4%로 커진다.
수신료 인상안은 KBS이사회가 심의·의결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하고, 방통위는 접수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검토 의견서와 함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다. 국회의 승인을 얻으면 최종 확정된다.
이에 대해 KBS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KBS 직원 중 1억원 이상 연봉자가 60% 이상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1억원 이상 연봉자는 2020년도 연간 급여대장 기준으로 46.4%다. 이 비율은 2018년 51.7%에서 꾸준한 감소 추세에 있다”고 부인했다.
이어 “KBS는 국가기간방송으로서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등 국가 행사 및 정책에 맞춰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후반까지 대규모 인력을 채용했다. 이런 탓에 평균 연령은 만 45.9세,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18.5년으로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억대 연봉자 가운데 73.8%인 2053명은 무보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2020년 무보직자는 1500여명 수준으로 김웅 의원 주장보다도 500여명 이상 적으며 향후 인력구조 조정 이후 일부 신입사원이 충원되면 인원과 비율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KBS는 “김웅 의원은 이처럼 정확하지 않은 사실과 주장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이 글은 현재 포털사이트, SNS 및 언론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며 “즉시 KBS와 KBS 직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해당 게시 글을 삭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KBS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공영방송이자 국가기간방송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임금체계 개선, 직무재설계 등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