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숙현 죽음 내몬 김규봉 7년 ‘중형’…장윤정 4년형

입력 2021-01-29 11:09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의 가해자인 김규봉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이 지난해 7월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최 선수가 가족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 연합뉴스

한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고(故) 최숙현 선수를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인 김규봉(42) 경주시청팀 감독에게 징역 7년이 선고됐다. 가혹행위 당사자인 장윤정 전 주장과 김도환 전 선수에게도 중형이 내려졌다.

대구지법 형사12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9일 김규봉 전 감독에게 징역 7년, 주장 장윤정(32) 선수에게 징역 4년, 김도환(26) 선수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아울러 김 전 감독과 장 선수에게 40시간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수강과 5년간 아동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김 선수에게도 40시간 아동학대재범예방강의 수강과 3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했다.

앞서 이들은 최 선수 등 경주시청팀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상습특수상해)에 더해 선수들끼리 폭행하도록 지시하거나 강요한 혐의(상습특수상해 교사·아동복지법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김 감독은 팀이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날 때 선수들에게 항공료를 별도로 받아 챙긴 혐의(사기)와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한국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고(故) 최숙현 선수를 죽음으로 내몬 주요 가해 혐의자 3인. 왼쪽부터 김규봉 전 경주시청팀 감독, 팀닥터 안모씨, 주장 선수 장모씨. 연합뉴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故 최숙현 선수가 2013년 전국 해양스포츠제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 연합뉴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팀 안에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장기간 폭언과 폭행, 가혹행위를 했고, 가장 큰 피해자인 최숙현 선수는 고통에 시달리다 22살의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피고인들이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지만 최 선수는 그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범행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인격적 모멸감을 느끼게 했고, 비인간적 대우로 피해 선수들이 운동을 계속해야 할지 회의감마저 느끼게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수사 초기 단계 범행을 부인하던 피고인들이 재판 과정에서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별다른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앞서 최 선수를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 중 한 명인 팀닥터 안주현씨도 1심에서 징역 8년에 처했다. 그는 최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일부 여성 선수들을 유사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안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경주시체육회 전경. 연합뉴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