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공매도는 사기…금지시켜야” 개미 지원 선언

입력 2021-01-29 10:50
2010년 6월 29일 테슬라의 나스닥 상장 당시 머스크의 모습. 연합뉴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공매도는 사기”라며 공매도 세력에 대한 강한 비판에 나섰다. 머스크는 “법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개미군단의 지원군으로 나서겠다는 뜻도 명확히 밝혔다.

머스크는 2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소유하지 않은 집은 팔 수 없고, 소유하지 않은 차도 팔 수 없다. 그런데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팔 수 있는가”라며 “그것은 헛소리이고, 공매도는 사기”라는 글을 올렸다.

특정 기업의 주가 하락을 예상한 공매도 헤지펀드들이 보유하지 않은 상태의 주식을 판 뒤 나중에 사서 갚아 대규모 차익을 실현하는 행위를 전면 비판한 것이다. 머스크는 또 다른 트위터 글에서는 “공매도 세력을 존중할 필요가 없다. 공매도를 잡아야 한다(Give them no respect. Get shorty)”라고 썼다.

머스크는 그동안 공매도 세력에 끊임없이 괴롭힘을 받아왔다. 테슬라는 전기차 분야를 선도하는 첨단 기술 기업으로 많은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았지만, 동시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테슬라의 주가가 급등해 공매도 진영이 큰 손해를 보자, 머스크는 공매도 세력을 조롱하기 위해 공매도를 뜻하는 ‘숏’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반바지 기획상품인 ‘테슬라 숏팬츠’를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테슬라 주가가 700% 급등하자 공매도 세력들이 입은 손실은 지난해 11월까지만 350억 달러(약 3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머스크는 로빈후드 등 일부 주식거래 플랫폼이 개인 투자자의 집중 매수로 폭등한 ‘게임스톱’ 주식 거래를 제한한 것과 관련해 연방의회 청문회 개최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며 개미 편에 서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이 트위터를 통해 “헤지펀드가 자유롭게 주식을 거래하는 동안 소매 투자자들의 주식 구매가 막혔는데 이를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히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머스크는 지난 26일에도 게임스톱 주식을 미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리자 트윗에 ‘게임 맹폭격’(Gamestonk)이라는 짧은 트윗을 남기며 개미를 응원했었다.

미국 개미들의 공매도와의 전쟁 여파는 정치권으로도 퍼지고 있다. 이날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사용하는 주식 거래 앱 로빈후드가 주가가 급등한 게임스톱, AMC 등의 거래를 중단하자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떠나 일제히 비난이 쏟아졌다.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의 청문회 발언에 대해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공화당 소속 로 카나 하원의원도 개인투자자 거래 제한에 대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거래 제한에 누가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대한 과세와 SEC의 공매도 규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일부에선 이번 사태로 인해 월가의 대형 금융사 중심 거래 관행이 수술대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의회 1인자인 낸시 펠로시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정부가 이번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의회도 게임스톡 주식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들에 대한 매매 중단 조치에 대해서도 “흥미롭다”며 관심을 나타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