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30대 A씨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그는 혹시 자신이 회사에 감염을 퍼뜨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지난 1년을 보냈다. 다음달에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A씨는 언제쯤 백신을 맞을 수 있을까.
평소 앓는 질환도 없이 젊고 건강한 A씨는 최소 7월은 돼야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정부는 7~9월에 18~64세 성인에 대한 접종을 시작한다고 28일 밝혔다. 만성질환자와 군인, 경찰, 소방 및 사회기반시설 종사자, 소아·청소년 교육·보육시설 종사자도 이 시기에 접종을 시작한다. 특히 당뇨, 신부전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는 중증환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연령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상반기에는 고령 어르신을 중심으로 치명률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3분기부터 접종대상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들보다 먼저 1~2분기에 접종을 시작하는 이들은 집단생활시설 등의 입소자나 종사자, 보건의료인이다. 1분기에는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가 접종 대상이다. 역학조사나 구급대 인력, 정신요양·재활시설 등 입소자·종사자도 이때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데이케어센터 등 노인재가복지시설 이용자·종사자는 2분기(4~6월)에 접종 대상이 된다. 의료기관이나 약국 종사자, 장애인·노숙인 등 시설 입소자·종사자도 이때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 공무나 경제활동으로 긴급하게 출국해야 하는 경우에는 2분기부터 예외적으로 먼저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이 경우 관계 정부부처의 심사를 통과해 질병관리청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재외국민도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자신이 접종 대상이 되는 시기를 놓치면 후순위로 밀려 10월 이후에나 접종해야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다만 예약 당일에 발열 등 갑작스러운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면 회복 후 접종하도록 예약일정을 바꿀 수 있다. 정부는 예방접종일을 예약할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서 미리 안내할 예정이다. 예방접종 정보제공 홈페이지를 통해서 예약하거나 콜센터(1339)를 통해 전화예약이 가능하다.
두 번 맞아야 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 백신의 경우 1차 접종 후 정해진 시기(21~28일) 안에 2차 접종을 못 하더라도 1차 접종을 다시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가급적 빨리 2차 접종을 완료하는 게 좋다. 2차 접종 시기를 놓쳤다면 4분기에 맞아야 한다. 4분기(10~12월)에는 이처럼 2차 접종을 마치지 못한 접종자나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으로 자신의 접종 시기에 거부한 경우, 항체가 더 이상 유지되지 않아 재접종이 필요한 이들이 접종 대상이다.
정 본부장은 “항체유지기간이 6개월 이내로 짧아서 1분기에 맞았던 분들이 재접종을 해야 되는 경우 등을 감안해 4분기에 대한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