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사망 소식에… 中, 노인들 백신 접종 3월 이후로 미뤄

입력 2021-01-28 15:53 수정 2021-01-28 16:09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백신접종센터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 전 의료진에게서 주의사항을 듣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유럽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노인들이 사망한 사례가 잇따르자 중국이 60세 이상 백신 접종을 3월 이후로 미뤘다. 중국은 다음 달 춘제 전 5000만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할 계획이다.

28일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징은 18~59세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 신청을 받고 있다. 하지만 60세 이상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들은 춘제가 끝난 뒤 백신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외에 저장성, 산시성, 쓰촨성 등에서도 60세 이상, 18세 이하는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저장성 보건당국은 “두 그룹에 대한 백신 임상시험 데이터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며 “안전을 고려해 두 연령대는 백신을 맞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출국 등의 이유로 백신을 맞아야 한다면 신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잔추 우한대 바이러스연구소 교수는 “노인 중 다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기저 질환을 갖고 있다”며 “중국은 이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와 노르웨이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해 이로부터 교훈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보건 전문가들은 사망자에 대한 조사가 끝날 때까지 노인들에 대해선 화이자 백신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선 최근 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기사로 일했던 한 남성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지 나흘 만에 사망했다. AFP통신은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스웨덴 등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사망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연령과 위험도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펑둬지아 중국백신산업협회장은 “노인들에 대한 백신 임상시험 결과는 춘절 즈음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지난달부터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중점 그룹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해 27일 기준 2277만명이 맞았다. 이런 추세라면 인구 대이동이 예상되는 춘제 전 5000만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놓겠다는 계획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영 제약사인 시노팜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자료를 보건 당국에 제출했다. 3월 전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접종도 시작될 전망이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