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압박에 맞서는 대만…최고 무기는 TSMC ‘반도체’?

입력 2021-01-28 15:38
로이터연합

중국이 최근 대만을 계속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대만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오히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기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IT기기 수요 증대와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 심화 등으로 각국 지도자들이 TSMC를 비롯한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포드, 일본 도요타 등 자동차 업계가 주차 센서부터 배기가스 감소까지 전 부문에서 사용되고 있는 반도체의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은 각국 정부에 대만과 TSMC에 반도체 증산 등을 요청해달라는 로비까지 하는 상황이다.

미·중 분쟁 속에 TSMC로 대표되는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기술이 대만에 정치적, 경제적 지렛대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에 위치한 싱크탱크인 SNV(Stiftung Neue Verantwortung)의 전문가는 블룸버그에 “미국이 개발한 반도체 모델 위탁생산을 대만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 전체 반도체 가치 사슬에서 가장 치명적인 실패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TSMC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일본 정부 관계자 역시 “TSMC는 지배적인 위치를 공고히 해가고 있다”며 “모든 반도체 업계의 사람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유럽연합(EU)은 민관 합동으로 360억 달러를 투입해 유럽 국가들의 반도체 점유율을 현재 10% 미만에서 20%까지 늘려 ‘기술 주권’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 군사 위협에 훈련 강화하는 대만군. AP연합

또 블룸버그는 대만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대만의 독립 움직임 강화로 중국과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TSMC 공장에 부수적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싱크탱크 몽태뉴 연구소의 마티유 뒤샤텔 소장은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대만의 위상이 거대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것이) 중국이 대만을 건드리지 않는 강력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대만은 패색이 짙어지면 반도체 공장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