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백신 접종대상은 의료진… 종류는 선택 못해

입력 2021-01-28 14:10 수정 2021-01-28 14:10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2월 중 코로나19를 치료하는 의료진 5만명을 대상으로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다만 백신별로 도입 시기나 물량 등이 다른 만큼 개인이 백신 종류를 선택할 수는 없다. 접종률 향상과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접종 비용은 전액 무료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겸 질병관리청장은 28일 오후 2시10분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백신 접종 세부 시행계획을 공개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청은 앞서 공개한 새해 업무계획을 통해 오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에 대해 1차 무료 접종을 시행해 11월에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1분기에는 요양병원·노인 의료복지시설·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2분기에는 65세 이상과 의료기관·재가노인복지시설 종사자, 3분기에는 만성질환자 및 성인 등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접종을 진행한다.

특히 정부는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보건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코로나19 의료진부터 예방접종을 시행하기로 했다.

국내 첫 접종임을 고려해 국립중앙의료원(중앙감염병전문병원)에 마련된 중앙 예방접종센터에서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 의료진 중심으로 예방접종이 이뤄진다.

이후 3개 권역별 거점 예방접종센터로 확대 시행하면서 개별 코로나19 전담병원 등으로 백신을 배송해 의료기관에서 자체 예방접종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입원·입소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행하며 이 경우 의료기관은 자체 예방접종하되 요양시설은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를 고려해 방문 접종한다.

뒤이어 중증환자 이용이 많은 의료기관(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등)의 보건 의료인과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119구급대, 검역관, 역학조사관 등)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2분기에는 65세 이상 국민과 노인재가복지시설, 장애인 거주·이용시설 등 취약시설 입소자와 종사자에게 예방접종을 시행한다.

하반기부터는 백신 도입 일정 조정과 상반기 예방접종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확대한다. 일반 성인(19세~64세)은 3분기부터 사전예약을 통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4분기에는 2회 접종분의 2차 접종, 3분기까지 접종하지 않은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접종이 이뤄진다.

정 본부장은 “예방접종 순서는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진행 위험, 의료와 방역체계 유지, 코로나19 전파 특성을 고려했다”며 “해외사례, 백신의 효능 및 안전성 검토 후 전문가, 의료계 등과 함께 사전에 긴밀히 논의하고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56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다. 다국가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000만명분, 개별 기업과 협상을 통해 모더나 2000만명분, 화이자 1000만명분,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 등이다.

선구매 계약이 진행 중인 노바백스의 2000만명분을 포함하면 7600만명분으로 늘어난다.

코백스를 통해 1분기부터 도입될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공급 시기와 물량은 조만간 확정될 예정이다.

국내에 개별 제약사를 통해 도입되는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별도 전담심사팀이 3중의 외부 전문가 자문절차를 거쳐 안전성과 효과성을 충실히 검토한 후 허가와 출하승인을 시행한다.

개별 백신 허가 전 코백스를 통해 조기에 도입되는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 승인 현황을 참고하고 질병청·식약처 합동으로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특례수입을 통해 국내에 도입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백신 유통과 보관 체계는 민·관·군 합동으로 운영된다.

화이자의 경우 ‘mRNA백신’으로 영하 70도의 보관·유통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화이자 백신 및 코백스 백신 물량의 유통·보관을 맡았다.

초저온 냉동고 확충을 위한 민간업체 계약도 체결돼 단계별 사전준비를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콜드체인 유지가 핵심인 백신의 배송과 보관의 전 과정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통합관제센터 구축으로 온도 유지와 배송 위치추적의 실시간 관리를 추진한다.

군은 수송지원본부를 중심으로 예기치 못한 다양한 위기를 관리하고 백신 수송을 위한 군 인력·호송·경계 등 지원임무도 함께 수행한다.

사진=뉴시스

예방접종은 백신의 종류에 따라 약 250개 예방접종센터(mRNA 백신)와 약 1만개 위탁 의료기관(바이러스벡터백신)으로 구분돼 시행된다. 노인요양시설, 중증 장애인시설 입소자와 같이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찾아가는 방문 예방접종팀도 운영한다.

이상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접종 전 반드시 예진을 실시해 예방접종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예방접종을 마친 후에는 일정 시간(15~30분) 예방 접종기관에 머물며 이상반응 발현 여부를 관찰한다.

이후에도 이상반응의 신속한 인지와 대응을 위해 의료인 신고 외에도 피접종자의 적극적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중증 이상반응 발생 시 신속하고 투명한 예방접종과의 인과성 판단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상반응 중 역학조사 결과 예방접종과 인과성이 인정되는 피해사례는 ‘예방접종피해보상제도’에 따라 국가가 보상한다.

백신 포장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들. 연합뉴스

정부는 2월 1일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 정보 홈페이지(ncv.kdca.go.kr)를 통해 예방접종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고, 3월부터는 예방접종 가능 시기 및 사전예약기능 등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예방접종 후 증명서는 국가예방접종사업과 마찬가지로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nip.kdca.go.kr) 또는 정부24(www.gov.kr)를 통해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방역 당국은 “백신접종으로 100% 면역 형성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예방접종 후에 면역이 형성되지 않거나 면역이 형성되기 전에 또는 시간이 흘러 형성된 면역의 효과가 떨어지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며 “접종을 했더라도 마스크 착용, 손씻기,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