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시진핑 통화 이틀 뒤…미·일 정상 “한반도 비핵화 필요성 확인”

입력 2021-01-28 08:48 수정 2021-01-28 12:32
미·일 정상, 바이든 취임 이후 첫 전화통화
백악관 “두 정상, 중국과 북한 등 안보문제 논의”
스가 총리 “북한 비핵화 위한 협력에 일치했다”
청와대 “한·미 정상 통화 조속한 시일 내에 추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일자리 창출에 대해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8일 전화통화를 가졌다. 이번 전화통화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이뤄진 미·일 정상 간의 전화통화다.

백악관은 “미·일 정상이 한반도(Korean Peninsula)의 완전한 비핵화 필요성’을 공동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일 취임한 이후에는 전화통화를 갖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확정된 이후였던 지난해 11월 12일 당선인 신분이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 한·미 정상 간의 전화통화보다 한·중 정상 간의 통화가 먼저 이뤄진 데 대해 논란이 일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일 정상이 전화통화를 갖고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를 먼저 논의하자 미묘한 파장은 확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일본 시간으로 28일 새벽(미국시간 28일) 전화통화를 가졌다. 이 통화는 30분 정도 진행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내고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정책 이슈들과, 일본과 미국이 함께 직면할 국제적 도전과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그들(두 정상)은 미·일 동맹을 논의했으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의 주춧돌(cornerstone)로서의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또 “두 지도자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포함해 미·일 안보조약 제5조에 따른 미국의 흔들림 없는 일본 방위 약속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에 확장된 억지력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백악관은 “그들(두 정상)은 중국과 북한을 포함한 지역 내 안보 문제들을 논의했다”면서 “그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북자 문제의 조기 해결에 대한 필요성을 함께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또 “그들은 국제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억제, 기후변화 대처, 공동의 가치와 국제 안보·번영의 증진을 위한 대응에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뉴시스

이에 대해 스가 총리는 전화 회담을 마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고 일·미(미·일) 동맹을 한층 더 강화하는 데에 일치했다”고 말했다고 일본 내각홍보실은 밝혔다.

스가 총리는 “일·미 안보조약(미·일 안보조약) 5조의 센카쿠열도에 대한 적용, 일본·미국·호주·인도의 더 나아간 협력, 납치 문제 조기 해결을 향한 협력,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협력, 이런 점에 관해서도 제대로 협력한다는 것에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스가 총리는 최근 부상하고 있는 도쿄 올림픽 취소설과 관련해 “이번 (전화통화)에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에 관한 대화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교도통신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에 관해서도 협의했으나 일본 정부 관계자가 ‘상세한 내용 설명은 삼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시 주석은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비핵화의 실현은 (한·중)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중국은 문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며 (비핵화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는 언급을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미 정상 간의 전화통화보다 한·중 정상 간의 통화가 먼저 이뤄진 데 대해 논란이 일자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통화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인 지난해부터 논의된 신년인사 차원의 통화”라고 27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한다면 그건 취임축하 통화가 될 것”이라며 “각각 다른 사유로 통화를 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 정상 통화 계획에 대해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조속한 시일 안에 추진하기로 생각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