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퇴임 “검찰개혁 혼신… 고초 겪은 박상기·조국 감사”

입력 2021-01-27 17:23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며 정문 부근에서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개혁에 혼신을 다했다”며 27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취임 후 391일 만이다.

추 장관은 2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이임식을 열고 “역사에 남을 검찰 개혁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관 재직 중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이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검·경 수사권 조정, 형사·공판부 강화 등이 이뤄졌다는 자평이었다. 추 장관은 ‘n번방 사건’ 등 여성·아동 범죄에 대한 대응, 대체복무제 첫 시행도 성과로 꼽았다.

추 장관은 특히 “사문화됐던 장관의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권한을 행사해 검찰의 정상화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과 10월 윤석열 검찰총장의 특정 사건 수사지휘권을 박탈하는 수사지휘권을 행사했고, 11월엔 윤 총장의 징계를 청구했다. 이때마다 검찰 구성원 다수가 위법·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추 장관은 “개혁에 저항하는 크고 작은 소란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의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대정신의 물결은 이제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온갖 고초를 겪으며 검찰 개혁의 마중물이 돼 준 박상기, 조국 전 장관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최근 불거진 교정시설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서는 “매우 뼈아픈 일이지만 수감자 인권 실태를 돌아보는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자신의 ‘정치적 스승’이라 칭하며 그가 남긴 말을 이임사 말미에 소개했다. “후회해야 할 때 낙심하지 말고, 인내해야 할 때 초조해하지 말고, 전진해야 할 때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