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개혁에 혼신을 다했다”며 27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취임 후 391일 만이다.
추 장관은 2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이임식을 열고 “역사에 남을 검찰 개혁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관 재직 중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이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검·경 수사권 조정, 형사·공판부 강화 등이 이뤄졌다는 자평이었다. 추 장관은 ‘n번방 사건’ 등 여성·아동 범죄에 대한 대응, 대체복무제 첫 시행도 성과로 꼽았다.
추 장관은 특히 “사문화됐던 장관의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권한을 행사해 검찰의 정상화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과 10월 윤석열 검찰총장의 특정 사건 수사지휘권을 박탈하는 수사지휘권을 행사했고, 11월엔 윤 총장의 징계를 청구했다. 이때마다 검찰 구성원 다수가 위법·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추 장관은 “개혁에 저항하는 크고 작은 소란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의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대정신의 물결은 이제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온갖 고초를 겪으며 검찰 개혁의 마중물이 돼 준 박상기, 조국 전 장관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최근 불거진 교정시설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서는 “매우 뼈아픈 일이지만 수감자 인권 실태를 돌아보는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자신의 ‘정치적 스승’이라 칭하며 그가 남긴 말을 이임사 말미에 소개했다. “후회해야 할 때 낙심하지 말고, 인내해야 할 때 초조해하지 말고, 전진해야 할 때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