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갑자기 큰 돈을 잃어버리면 당황스러울 겁니다.
전라북도 정읍시에 사는 A씨는 지난 22일 거래처로부터 받은 계약금 195만원을 잃어버리고 눈 앞이 깜깜해졌습니다.
코로나로 가게 형편도 어려운 상황에 계약금까지 잃어버리자 A씨는 크게 낙심한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때 아파트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관리실입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돈을 발견해 보관중입니다. 돈을 잃어버린 입주민께서는 관리실로 방문해주시길 바랍니다”
아파트 방송은 A씨에게 ‘무너진 하늘에 솟아날 구멍’과 같았습니다. 그는 서둘러 관리실로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봉투에는 계약금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었습니다.
A씨의 소중한 계약금을 찾아준 이는 바로 경비원 이재진(68)씨였습니다.
이씨는 이날 오전 오전 7시10분쯤 아파트 순찰 중 우편함 밑에서 현금 195만원이 든 돈 봉투를 발견했습니다.
이씨는 27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봉투를 보는 순간, 돈을 잃어버려 안타까워하고 있을 주인이 떠올랐다”고 했습니다.
이씨는 입주민이 분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망설임 없이 아파트 통장을 찾아가 “주인을 꼭 찾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봉투를 맡겼습니다. 이에 아파트 측은 여러 차례 방송한 끝에 주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씨는 “별 것도 아닌 일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화제거리 삼을 일도 아닌데 주목을 받아 쑥스럽다”고 겸손해 했습니다.
한편, 이씨는 정읍시 내장상동에서 통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훌륭한 인품으로 주민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씨는 본인의 선행을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했습니다. 2021년 대한민국은 선행이 당연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아직 살만한 세상]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