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일 외교장관에 ‘한미일’ 협력 강조…‘한일 협력’ 압박

입력 2021-01-27 13:42 수정 2021-01-27 14:11
블링컨 국무장관, 한·일 외교장관과 각각 전화통화
블링컨 장관, 한·일 모두에 ‘한·미·일’ 3각 공조 강조
바이든 행정부, 한·일에 3각 협력 압박 수위 높일 듯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P뉴시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의 외교장관과 각각 전화통화를 가지면서 한·일 양국에 ‘한·미·일’ 3각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미국 국무부부가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일 모두에 ‘한·미·일’ 3각 협력에 대한 압력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블링컨 장관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연쇄 전화회담을 가졌다. 이번 통화는 블링컨 장관이 이날 미국 상원의 인준을 받아 국무장관에 오른 이후 이뤄졌다. 블링컨 장관은 모테기 외무상과 먼저 통화를 가진 이후 강 장관과 통화했다.

외교부는 강 장관과 블링컨 장관이 30분 동안 전화통화를 가졌으며, 한·미 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글로벌 사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한·미 외교장관은 또 북핵 문제가 바이든 미 행정부에서도 시급히 다뤄져야 할 문제라는 데 공감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미국 국무부는 한·미 외교장관의 전화통화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블링컨 장관과 강 장관은 “한·미 동맹의 힘과 중요성을 지속시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한·미 동맹은 평화와 안보, 그리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이어 “블링컨 장관은 지속되는 미국·한국·일본 3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서 “블링컨 장관은 북한 비핵화의 계속적인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동맹국들을 강화시키는 데 매진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외교를 총괄하는 국무장관이 한국 외교부 장관에게 ‘한·미·일’ 3각 협력을 주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모테기 외무상과의 전화통화에서도 ‘한·미·일’ 협력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미·일 외교장관 전화통화 내용을 설명하는 보도자료에서 “블링컨 장관은 미국·일본·한국의 협력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한·미 외교장관 보도자료에선 ‘3각(trilateral)’이라는 단어가 포함됐지만, 미·일 외교장관 보도자료에선 그 단어가 빠진 것이 유일한 차이점이었다. 미 국무부는 한·일 양국의 입장을 고려해 한·미 외교장관 보도자료에서는 일본보다 한국을 앞세우고, 미·일 외교장관 보도자료에선 한국보다 일본을 앞세웠다.

블링컨 장관이 한·일 외교장관과의 개별 전화통화에서 ‘한·미·일’ 3각 공조를 강조한 것은 예사롭지 않은 신호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핵 문제 등에 있어 한·일 양국에 ‘한·미·일’ 3각 협력을 더욱 거세게 주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에서는 한·일 양국 중 특정 국가가 상대방과의 협력에 소극적으로 나올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