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강창일 주일대사 “반일 아닌 애일” 소개… 한일관계 물꼬 트나

입력 2021-01-26 17:19 수정 2021-01-26 17:32
강창일 신임 주일본한국대사가 지난 22일 오후 일본 지바현 나리타시 소재 나리타 국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의 취재에 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안부 배상 판결 이후 한일관계가 더욱 경색된 상황에서 부임한 신임 주일대사에 대해 일본 언론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26일 사진을 곁들인 지면 기사를 통해 새로 부임한 강창일(68) 주일대사를 자세히 소개했다.

신문은 “강 대사는 서울대 재학 중에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고 1983년부터 8년간 도쿄대에서 유학해 박사학위를 받았다”면서 “당시는 도쿄대에서 역사학을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이 없던 시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대사는 2004년 강단을 떠난 뒤 국회의원에 선출됐다”며 “(일본의) 징용소송 문제와 관련해 원고 측 변호인과 시민운동가,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참여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등 해결책을 모색하는 가교 역할을 맡아왔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강 대사가 술자리에서 “나는 친일도 반일도 아닌 애일가”라고 말하곤 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의 좌우명이 ‘중도’라는 점에서 강 대사가 양국 간 갈등 속에서 접점을 찾도록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다.

특히 신문은 위안부 소송 판결과 관련해 강 대사의 “머리가 아프다, 어깨도 무겁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렇게 말했어요”라는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도쿄신문도 24일자 지면 기사에서 강 대사를 소개하며 “한일 관계가 극단으로 흐르지 않도록 다리 놓는 일을 하고 싶다”는 그의 포부를 전했다. 일본 유학을 마친 뒤 귀국한 강 대사가 배재대 교수 시절 일본학과를 창설하고 한일 학생 교류를 추진하는 등 양국 간 이해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도 더했다.

지난 22일 일본에 입국한 강 대사는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지침에 따라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거친 뒤 일본대사로서의 공식 활동에 나선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