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이 25년간 몸담은 부산국제영화제를 떠난다.
전 집행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소식은 SNS를 통해 알려졌다. 그는 26일 자신의 SNS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25년을 끝내고 이달 31일부로 새 모험을 향해 부산을 떠난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를 창설하고 부산이 아시아 유일의 메이저 영화제로서 위상을 확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기에 회한이나 미련은 없다”면서도 “영화제 창설자들과 리더들이 정치인들과 진영 논리에 이용당하고 사분오열된 채 뿔뿔이 흩어져 서로 적대하는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전 위원장은 잘 알려졌듯 부산국제영화제를 출범한 원년 멤버다. 영화제 월드시네마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면서 유럽과 미주권 작품을 비롯해 체코 특별전 등으로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운 수작들을 선보였다. 2011~2016년 부집행위원장을 지냈고 2018년 집행위원장으로 복귀해 지금까지 영화제를 이끌었다.
이번 사임 결정은 전 집행위원장 단독으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영화제는 다음 달 정기총회에서 이달 말로 임기 3년을 채운 전 집행위원장에 대한 연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영화제 내부도 파장이 클 전망이다. 영화제는 앞선 2014년 세월호 소재의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부산시와 영화계가 마찰을 빚은 후로 여러 원년 멤버들을 떠나보낸 상황이기도 하다. 김동호 초대 집행위원장과 오석근 전 위원장은 자리를 옮겨 현재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