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떠나며 거짓말을 남겼다…4년간 3만573차례

입력 2021-01-25 17:27
퇴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별장 마러라고에 도착해 리무진에 타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년 재임 동안 3만 건 이상의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대통령이 남긴 4년의 결과물이 거짓말로 평가받는 초강대국 미국의 안타까운 민낯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자체 팩트체커(사실 검증)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분석한 결과 4년 임기 동안 거짓이거나 사실을 오도하는 주장이 3만573건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임기 마지막 해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임기 첫해에는 하루 평균 6건이었지만, 2년 차에 평균 16건, 3년 차에 22건, 마지막 해에 39건으로 급증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거짓말의 빈도가 높아진 것이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짓말이 주로 선거 유세 현장이나 트위터 계정에서 튀어나왔는데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요 경로라고 설명했다. 거짓말의 소재는 특정되기보단 “모든 것”이었다는 게 WP의 분석 결과다.

퇴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별장 마러라고에 도착해 전용헬기 '마린 원'에서 내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워싱턴DC 백악관을 나와 전용 헬기 '마린원'에 오르고 있다. 그는 이날 후임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로 향했다. AFP 연합뉴스

퇴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을 나와 전용 헬기 '마린원'에 오르고 있다. 그는 이날 후임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별장 마러라고로 향했다. AFP 연합뉴스

주요 거짓말을 살펴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중간 선거 직전 이민자와 관련한 거짓 주장을 쏟아냈다. 이는 당시 하원에서 공화당 과반을 유지하려는 의도였다고 WP는 풀이했다. 2019년 말에는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넉 달 만에 1000건이 넘는 거짓 주장을 내놨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대권 라이벌이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수사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으로 탄핵 위기에 몰린 때였다. 경제 분야에서는 ‘최대 규모 감세’ 등과 관련해 300여 건의 거짓말이 등장했다.

미국 내 사망자 42만명을 넘어선 코로나19도 지난해 거짓말의 단골 소재였다. 2020년 말 기준으로 2500건이 넘는 거짓말이 여기에 집중됐다. 지난해 재선에 실패한 뒤에는 ‘사기 선거’ 주장을 고수하며 거짓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지난해 11월 3일 치러진 대선 이후 800건이 넘는 거짓말을 했는데 이 가운데 76건이 ‘조작된 선거’와 관련된 것이었다. 지난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성지지자들이 사상 초유의 의사당 난동 사태를 벌이기 직전에도 그는 집회 연설에서 107건의 거짓 및 오도된 주장을 했다는 게 WP의 지적이다.

퇴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태운 전용 헬기 '마린원'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떠나고 있다. UPI 연합뉴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