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유행 상황의 특징은 지방에서 집단감염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급기야 경북 포항에선 전국 처음으로 가구당 1명 이상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까지 내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5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37명 늘어 누적 7만5521명이라고 밝혔다. 전날(392명)과 비교하면 45명 많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3차 유행은 수도권이 주도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도권은 주춤하고 있는 반면 주로 지방에서 집단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이 192명, 비수도권은 245명으로 상황이 역전됐다.
구체적으로 대전에선 비인가 종교 관련 교육시설인 IEM국제학교에서 120여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울산·경북 가족모임에서도 지난 9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누적 확진자가 15명이다. 포항 지인모임 사례의 누적 확진자도 13명으로 늘었다. 포항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4일까지 모두 27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이강덕 포항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26일부터 31일까지 모든 동 지역과 연일읍·흥해읍 1가구당 1명 이상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한 가정에서 한 명 이상은 반드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한 것이다. 검사 대상은 북구 11만 가구, 남구 7만 가구 등 모두 18만 가구다. 포항시는 가구당 1명 이상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실제 검사를 받는 시민은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일반·휴게음식점(카페 등), 죽도시장 상인, 온천 및 목욕탕 종사자와 정기 이용자, 이·미용업 종사자에게도 오는 31일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이 시장은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포항은 상주 열방센터, 목욕탕 관련 연쇄감염, 가족과 지인 간 전파 등 지역사회 감염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며 유행이 잦아들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전날 하루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2명이라고 밝혔다. 23일의 133명보다 31명 적다. 서울의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6일 297명을 기록한 뒤 7일부터 24일까지 18일째 100명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이날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76명으로 전날(99명)에 비해 23명 줄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올해 중 가장 적은 숫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로 최근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면서도 “무증상 감염사례, 해외 변이 바이러스의 잠재적 위험성 등을 고려하면 결코 안전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포항=안창한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