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따끔한 질타 겸허히, 응원도 보내 달라”

입력 2021-01-25 14:47
키움 히어로즈의 홍원기(오른쪽) 감독이 2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허홍 대표이사로부터 모자를 건네받으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홍원기(48) 감독이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에서 생애 첫 사령탑 임무를 정식으로 시작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구단에서 불거진 여러 논란을 의식한 듯 취임사에서 “따끔한 질타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질타와 함께 뜨거운 응원을 보내 달라”고 당부했다.

홍 감독은 2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6대 감독 취임식에서 “나를 믿고 감독직을 맡긴 구단에 감사하다. 천운이 따라야 얻을 수 있다는 감독 자리인 만큼 큰 영광인 한편,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취임식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하고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허홍 신임 대표이사가 유니폼과 모자, 고형욱 신임 단장이 꽃다발을 각각 홍 감독에게 전달했다. 손혁 전 감독의 지난해 10월 사퇴 이후 감독대행을 맡았고, 올해에는 홍 감독을 보좌하는 김창현 신임 수석코치와 주장 박병호도 취임식에 참석했다.

홍 감독은 1996년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해 2007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은퇴한 선수 출신이다. 우리·서울·넥센을 거쳐 현재의 키움으로 네이밍 스폰서를 바꿔온 히어로즈에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코치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이광환·김시진·염경엽·장정석·손혁으로 이어진 5명의 감독들과 모두 호흡을 맞췄다.

홍 감독은 전임 감독들의 이름을 열거하면서 “내가 감독까지 될 수 있던 것은 그들의 헌신, 노력, 희생 덕이다. 그들을 모두 모실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지난 21일 키움과 계약 기간 2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을 포함한 총액 6억원으로 서명했다. 지난해 불거졌던 손 전 감독의 석연치 않은 중도 사퇴 과정, 그 이후 불거진 경영진의 ‘구단 사유화’ 논란, 핵심 타자 김하성의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적으로 어수선한 선수단 분위기를 바로잡는 과제를 안고 있다.

홍 감독은 “키움은 훌륭한 프런트와 선수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잘 짜인 틀 안에서 우리의 장점이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면서도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일이다. 코치진과 선수단, 프런트가 합심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취임식에서 “최선을 다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감독이 짊어질 몫”이라며 “코치진과 선수들은 걱정하지 말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