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고치고 나가는데 고객이 “근데 저 확진이에요”

입력 2021-01-24 10:50 수정 2021-01-24 11:01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확진자 집에 들어가 보일러를 고쳐준 한 수리기사의 사연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작업을 다 마친 뒤 확진 사실을 직접 전해들은 수리기사는 자가격리 대상이 돼 생계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호소했다.

SBS와 한국경제 등 보도를 종합해보면 보일러 수리기사 A씨는 최근 경기 부천시의 한 가정집에서 20분간 보일러를 고치고 난 뒤 고객 B씨로부터 황당한 말을 들었다. 문을 열어 집에 들이고 보일러를 고칠 때까지 아무 말이 없던 B씨가 자신이 뒤늦게 “코로나19 확진자”라고 고백한 것이다. B씨는 A씨에게 “코로나19 검사를 해보셔야 할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B씨는 이날 오전 확진 통보를 받고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A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양심 문제인 거잖아요. 그 사람이 아무리 자기가 불편하다고 해서 다른 사람한테 이렇게 피해를 주는 거잖아요”라고 억울해했다.

A씨는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주간 자가격리가 불가피해 큰 경제적 피해를 보게 됐다. 한창 바쁠 때인 겨울에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B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아무 생각도 없이 튀어 나가서 잘못한 거죠. 죄인데”라고 말했다. 중국인으로 알려진 B씨는 생활치료센터에서 현재 치료 중이다.

방역 당국은 B씨의 고의성을 따져본 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확진자가 다른 사람과 접촉할 경우 징역 1년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