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2023년 반도체 자체 생산”…삼성 언급은 없어

입력 2021-01-22 10:58 수정 2021-01-22 16:15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이 2023년 생산할 7나노(nm) 중앙처리장치(CPU) 대다수를 자체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향후엔 삼성전자·TSMC 등에 외주를 맡기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를 확대하겠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팻 겔싱어 차기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1일(미국 현지시간) 진행된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에서 “7nm 공정이 안고 있던 문제점을 회복했고 2023년 출시할 7nm 프로세서 제품을 내부에서 제조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제품 설계·생산·판매를 다 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최고의 기술력을 자부해온 인텔은 최근 경쟁업체인 AMD에 밀리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인텔은 밥 스완 현 CEO가 물러나고 겔싱어가 다음 달 15일부터 새 CEO로 부임한다.

인텔은 이날 삼성전자·TSMC 등 외주 생산 관련 업체는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반도체업계와 증권가 등에서는 실적 발표를 겸해 외주 생산 확대 계획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겔싱어 CEO는 “특정 기술과 제품의 경우 위탁 생산이 늘어날 수 있다”며 “저의 CEO 임기가 시작되면 후 더 자세한 내용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팻 겔싱어 인텔 신임 CEO


인텔은 이날 실적 공개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요 증가, 데이터센터용 CPU 시장 확대로 지난해 4분기 매출 200억 달러(약 22조440억원)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은 778억6700만 달러(약 85조8016억원), 영업이익은 236억7800만 달러(26조931억원)로 전년보다 각각 8.2%, 7.4% 증가했다. 실적은 예상을 상회하면서 주가는 6.5% 급등했다.

앞서 미국 현지 언론은 인텔이 삼성전자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세미어큐레이트에 따르면 삼성 미국 오스틴 생산라인의 14nm 공정을 통해 올 하반기부터 양산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인텔에서 수주한 반도체는 중앙처리장치(CPU) 보다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일 가능성이 높다. 2023년 인텔의 일부 CPU 외주 생산 물량과 관련해선 TSMC와 삼성전자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