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다” 댓글전쟁 중 뇌출혈로 쓰러진 ‘삽자루’ 근황

입력 2021-01-22 10:51
학원계 댓글조작 실태를 폭로한 우영철씨.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18일 대입수능 국어 1타 강사로 알려진 박광일씨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박씨는 댓글 조작 업체를 차려 수백 개의 차명 아이디를 이용해 경쟁 강사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다.

학원계 댓글조작 실태를 세상에 처음 알린 사람은 대입수능 1타 강사였던 삽자루 우형철씨다.

우씨는 2015년 이투스의 불법댓글 조작 의혹을 폭로하며 이투스와 5년짜리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이후 이투스와 민·형사상 법정 다툼을 벌였고, 결국 우씨는 2019년 법원으로부터 이투스에 75억원을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받았다.

우씨는 2019년 6월 박씨의 댓글조작 정황을 폭로했다. 박씨는 공개 사과하며 강단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인강 업체들로부터 업무방해로 고소를 당했고, 수사 1년 반 만에 구속됐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우씨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그는 혼수상태로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약 4주 동안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현재 우씨는 병마와 힘겨운 싸움 끝에 건강을 회복했고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자신의 삶을 바쳐 댓글조작과 싸운 우씨의 투병 소식에 네티즌들은 우씨의 유튜브 채널을 방문해 응원을 보냈다. 한 네티즌은 “외로운 사투를 벌인 선생님, 언제나 응원합니다”라고 했다. 이어 “정의가 승리했다. 하지만 참 오래 걸렸고 괴로운 시간이었다” “이 기쁜 소식을 보고 억울한 것을 다 풀었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사람들의 응원에 우씨는 20일 CBS노컷뉴스를 통해 최근 건강을 회복하고 재활치료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우씨는 “이제 치료는 더 하지 않고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독립보행을 해냈다”며 “사선을 넘나들던 내가 기적처럼 다시 얻은 인생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력을 갖춘 신입 강사라면 누구라도 ‘일타’를 꿈꿀 수 있는 인강 업계를 만들고 싶었다”며 “모든 것이 일타에 집중되지 않고, 건강한 경쟁이 이뤄지는 시장을 꿈꿨다”고 심경을 밝혔다.

학원계 복귀 여부에 대해선 “업계로 돌아갈지는 모든 것을 이전처럼 회복한 다음 생각할 문제”라며 신중하게 답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