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황희 문체부 장관 지명에 금태섭 “과거와 뭐가 다른가”

입력 2021-01-21 15:49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왼쪽)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지명된 황희 의원. 연합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지명된 황희 의원과의 과거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로 상징되는 문체부 장관에 친문(친문재인) 의원을 지명한 문 대통령의 인사를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표결에 기권을 던졌던 20대 국회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황희 의원이 공수처 표결에서 기권한 일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면 어떻겠냐고 전화를 해 왔다”며 “친구처럼 지내던 사이니까 얼마든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가볍게 받아들이고 원칙론을 펴기보다는 ‘야, 공천을 앞두고 내가 그걸 사과하면 당에서 강요해서 한 것으로 보일 텐데 당에도 안 좋고, 나도 모양이 안 좋지’라고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그때 황희 의원은 정색하고 이렇게 말했다”며 “‘이건 내가 친구로서 하는 충고가 아니라 우리 쪽에서 정리해서 전달하는 입장이야. 네 답변은 사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며 평소와 달리 공식적으로 확인하듯이 묻는 어조에 놀랐다”고 했다.

당시 민주당은 금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추가 공천 신청을 받는 등 공천 작업이 한창이었다. 금 전 의원은 “그 이후 나는 당으로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서 공수처 표결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면 공천 문제를 ‘정리해주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물론 단호하게 거절했다”며 “그때부터 나는 황희 의원을 ‘그쪽의 정리된 입장을 전달하는 사람’쯤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박근혜정부 당시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던 문체부에 ‘편 가르기 인사’가 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체육부의 업무와 관련해서 우리에게는 ‘블랙리스트’로 상징되는 편 가르기의 아픈 상처가 있다”며 “이런 배경을 생각해볼 때 문체부의 수장 자리에 한쪽의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던 분이 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가 들어설 때 가졌던 기대가 정말 많이 무너진다. 특히 인사 문제가 그렇다”며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 정권 4년 차에 다른 부서도 아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아무런 관련 경력도 없는 친문 의원이 지명될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과거와 뭐가 다른지 정말 모르겠다.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깊이 실망스럽다”고 글을 맺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