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4차원’ 어빙, 하든·듀랜트와 경쟁체제서 시너지날까

입력 2021-01-21 06:00
카이리 어빙. AFP연합뉴스

기다리던 카이리 어빙이 돌아오면서 제임스 하든-케빈 듀랜트-어빙 트리오를 드디어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6일(한국시간)부터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잠적했던 어빙은 20일 화상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잠깐 쉬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결장에 대한 모든 책임도 지고 갈 것이다. 돌아와서 기쁘다”고 말했다.

브루클린은 하든을 영입한 이후 2승을 추가하며 9승 4패 리그 5위를 달리고 있다. 하든은 첫 경기 트리플더블에 이어 두 번째 경기에도 30득점 이상을 해내며 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여기에 힘입어 CBS스포츠에서 평가하는 NBA 파워랭킹 5위에 안착했다. 여기에 역사상 최고의 드리블러로 꼽히는 어빙까지 합류하게 된다면 강력한 NBA 챔피언 우승 후보가 된다.

스타 플레이어 세명이 함께하면 늘 걱정이 따라온다. 클러치 상황 마지막 위닝샷은 누가 던질 것인가. 혹은 공 하나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인지 팬들은 궁금해한다. 하든은 이에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상황에 따라 누가 공을 가지고 누가 플레이를 할지 결정할 것이다. 우리는 이기적이지 않고, 이길 수 있는 가장 보편적 방식으로 농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하든과 캐빈 듀랜트. AP연합뉴스

이미 그는 지난 2012년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에서 호흡을 맞췄던 듀랜트와는 무리 없이 호흡을 맞추는 것을 증명해냈다. 하든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동안 듀랜트는 하든과의 첫 경기에서 40득점, 두 번째 경기에서 32득점을 해냈다. 하든은 어빙을 향해서도 “그가 돌아오는 일에 흥분된다”며 “어빙은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화학적 결합에 핵심 부분이다. 우리가 빨리 함께할수록 무서운 시간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키는 스티브 내시 브루클린 감독에게 있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최고의 포인트가드 출신인 내시 감독 역시 “빅3는 이기고 싶어한다. 정말로 이기고 싶다는 그들은 함께 플레이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라며 “내 역할은 도전적이고 경쟁적인 재미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세 선수 간의 경쟁 구도로 시너지를 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어빙이 위험한 이유는 농구 바깥에 있다. 어빙이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밝히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세상에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고, 이를 무시하기 힘들었다. 내가 사는 이 삶에 평범한 것은 없고, 나는 세상의 것들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경기를 뛴 다음 날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국 국회의사당 침입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그는 또한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많은 추측이 있다. 많은 사람은 마치 나를 가장 잘 안다는 듯 생각하지만, 그들은 내가 누구인지 하나도 알지 못한다”는 알 수 없는 말도 덧붙였다.

구단과 팬들이 당장 주목하는 곳은 21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원정 경기다. 셋의 화학적 결합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챔피언을 향해 이적한 하든과 트레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구단에는 청신호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